"탈레반 최고지도자 사망"...1세대 막 내리나?

"탈레반 최고지도자 사망"...1세대 막 내리나?

2015.07.30. 오후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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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사마 빈 라덴과 함께 이슬람 테러 조직의 양대 산맥으로 불려 온 탈레반 최고 지도자가 사망했다고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밝혔습니다.

탈레반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최종 확인이 되면 이슬람 무장세력 '1세대'가 막을 내리고 탈레반은 본격적인 쇠락의 길로 접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부 연결해 이 소식 알아봅니다. 조수현 기자!

먼저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공식 발표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이슬람 무장 세력 '탈레반'을 이끄는 최고지도자, 무함마드 오마르가 숨졌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오마르가 이미 2년 전인 2013년 4월,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의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정확한 사인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오마르 사망' 보도는 과거에도 나온 적이 있습니다만, 아프간 정부가 사망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직접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압둘 하시브 세디키, 아프가니스탄 국가안보국 대변인]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물라 무함마드 오마르의 사망 사실을 공식 확인합니다. 오마르는 병에 걸려 카라치에 있는 병원에 입원했고 2013년 4월에 숨졌습니다. 사인은 모릅니다."

[앵커]
오마르가 우리에겐 생소한 인물인데,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기자]
이슬람 양대 테러 조직으로 알려진 세력이 알카에다와 탈레반입니다.

알카에다를 이끈 건 다들 아시는 오사마 빈라덴, 9·11 테러의 주범이었죠.

그리고, 1994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을 결성하고 최고지도자에 오른 인물이 바로 오마르입니다.

오마르는 탈레반 결성 2년 만인 1996년 9월, 수도 카불을 점령해 정권을 잡았습니다.

이후 탈레반은 '이슬람 공화국'을 선포하고 부정부패를 없애겠다고 공언했지만, 극단적인 남녀 차별과 각종 테러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샀습니다.

2007년에는 아프가니스탄으로 선교활동을 하러 온 분당 샘물 교회 신도들을 납치하고 일부를 살해해 한국에도 익숙한 이름이 됐죠.

오마르의 쇠락을 불러온 건 다름 아닌 빈라덴과의 인연, 9·11테러 이후 빈 라덴을 보호하다 미국의 공격으로 결국 아프간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됐습니다.

이후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IS가 힘을 키워나가면서 탈레반의 세력은 더욱 약화됐습니다.

오마르의 사망이 최종적으로 확인되면 2011년 5월 미군에 사살된 빈라덴이 데 이어 1990년대와 2000년대를 뒤흔든 이슬람 테러 조직의 '양대 거두'가 모두 사망한 것이 됩니다.

[앵커]
오마르의 사망 소식이 나오면서 주목되는 부분 중 하나가 미국의 반응인데요, 미국 정부 입장은 나왔나요?

[기자]
미국 백악관은 오마르의 사망과 관련한 여러 보도를 접한 뒤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에릭 슐츠 백악관 부대변인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에릭 슐츠, 백악관 대변인]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사망 보도에 신빙성이 있습니다. 다만 자세한 배경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은 없습니다."

탈레반은 오마르의 사망과 관련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앞서 신화통신은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몇몇 언론과 접촉에서 사망 보도를 부인했다고 전했지만, 독일 DPA통신은 무자히드 대변인이 오마르의 사망설에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은 채 조만간 성명을 내겠다고만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탈레반은 최근 몇 년 사이 IS에게 영향력을 빼앗긴 데 이어 지도자 사망 소식에 흔들려 쇠락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YTN 조수현[sj102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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