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카다피 사망 보고 핵 협상 거부"

"김정은, 카다피 사망 보고 핵 협상 거부"

2015.07.30. 오전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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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 협상을 거부하는 이유는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처럼 파멸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 분석했습니다.

신문은 또 북한에 대한 외부의 영향력이 제한된 만큼 앞으로 협상 전망을 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에서 왕선택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이 핵 협상에 나서지 않는 이유를 분석하면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권좌에 오른 시점이 2011년 말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알 카다피가 비참하게 사망한 직후라는 점에서 똑같은 신세를 피하는 방법으로 핵 협상에 나서지 않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기 위해 북한 외교관들이 뉴욕과 베이징에서 잇따라 진행한 기자회견 내용을 인용했습니다.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
"우리는 일방적으로 먼저 핵을 포기하거나, 동결하거나, 포기하는 것을 논하는 그런 대화에는 우리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 분석은 북한이 지난 2006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에 이어 카다피 사망으로 충격을 받고 핵무기 프로그램 개발을 가속했던 만큼 근거가 있는 분석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외부의 양보를 받아내는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사실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북한이 일방적인 핵 협상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도, 북한이 특이한 방법으로 협상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는 요소에 주목하지 않고 있어서 북한의 이중 화법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분석 기사는 북한 지도부의 의도와 북한의 정책 기조를 이해한다는 차원에서는 일정 부분 한계를 보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김정은 제1위원장이 비참한 죽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핵무기 개발에 집착하고 있다는 지적은 미국의 대북정책을 전술적으로 변경시킬 수 있는 화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워싱턴에서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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