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당한 北 석탑 돌려달라"...남북이 손잡고 반환 추진

"약탈당한 北 석탑 돌려달라"...남북이 손잡고 반환 추진

2015.07.22. 오후 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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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 강점기에 약탈당한 북한 평양 율리사지 석탑을 되찾기 위한 조정 재판이 일본에서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우리 시민단체도 재판에 함께 참석해 힘을 보내는 등 남북이 모처럼 손을 잡고 북한 문화재 반환에 나서 결과가 주목됩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고려 시대 세워진 평양 율리사지 5층 석탑입니다.

일제강점기 한반도 문화재 도굴왕으로 불리는 오쿠라 기하치로가 약탈해 일본으로 옮겼습니다.

기하치로는 자신이 세운 도쿄의 오쿠라 호텔 정원에 석탑을 장식품처럼 전시해왔습니다.

이 석탑은 지난 2월 전격 해체된 뒤 현재 행방이 오리무중입니다.

북한이 지난 2월 오쿠라 재단을 상대로 석탑을 돌려달라며 조정을 신청한 후 사상 처음으로 일본에서 조정재판이 열렸습니다.

북한 조선불교도 중앙위원회를 대신해 평양 고려합동법률사무소가 선임한 재일교포 변호사가 재판에 나섰습니다.

[김순식, 북한 측 변호사]
"민간이 관리하는 문화재를 반환해 달라는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어렵지만 사회적인·역사적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조정재판에는 북한 조선불교도 중앙위원회를 대신해 일본 법원에 조정을 신청했던 국내 시민단체도 함께 해 힘을 보탰습니다.

[혜문,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문화재 반환 문제는 법리로만 풀 수 있는 게 아니므로 여러 가지 정치·외교적인 정세의 변화가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북측이 일본 법원에 문화재 반환의 조정을 요청하면서 납치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 협상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02년 당시 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북일수교를 위한 평양선언'을 발표하면서 일본이 약탈한 문화재 반환을 약속했습니다.

2차 조정 재판은 오는 9월 17일 열릴 예정입니다.

북한 측은 조정이 결렬될 경우 오쿠라 재단을 상대로 정식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입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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