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日 중학생 자살 '충격'...담임 교사 '수수방관'

'왕따' 日 중학생 자살 '충격'...담임 교사 '수수방관'

2015.07.08. 오후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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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에서 집단 괴롭힘에 시달리던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해 일본 사회에 또다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자살한 학생은 자살 전에 담임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웃는 얼굴이 매력적인 중학교 2학년생 무라마쓰 료 군.

일요일이었던 지난 5일 잠깐 바람을 쐬고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집 근처의 선로에 몸을 던졌습니다.

집단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겁니다.

[료군 아버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반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알고 싶습니다."

열흘 전 료 군이 학교 담임선생님과 교환했던 생활기록 노트입니다.

"조금 더 노력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죽을 장소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라며 자살을 암시하는 글이 쓰여져 있습니다.

담임 선생님은 "내일 연수를 재밌게 해보자"며 애써 무시하는 답글을 적었습니다.

1학년 때 집단 괴롭힘에 시달려 상담을 받았던 료 군은 2학년이 되서도 집단 괴롭힘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목을 졸리거나 머리채를 붙잡힌 채 머리를 책상에 부딪히는 폭행을 매일같이 당했지만 도움의 손길은 없었습니다.

담임은 학생끼리의 사소한 문제라고 판단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학교 당국은 뒤늦게 학생 면담을 통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학부모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입니다.

[학부모]
"수긍할 수 있는 내용이 전혀 아닙니다."

지난 2012년 일본에서 발생한 집단 괴롭힘 신고 건수는 무려 19만 8천 건.

일본 정부가 2013년 집단괴롭힘 방지법을 제정하고 학교에 신고를 의무화하도록 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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