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 안도·환호...등재 절차는?

일본 열도 안도·환호...등재 절차는?

2015.07.06. 오전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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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일본이 신청한 근대산업시설 23곳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일부 시설에서 조선인 강제노동이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반영하는 문제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였고 등재 결정 직전 극적으로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유산 등재가 결정된 23개 시설 가운데 강제징용의 아픈 역사가 담긴 곳은 7곳입니다.

후쿠오카현에 있는 미이케 탄광과 야하타 제철소, 다카시마 탄광과 하시마 탄광 등인데요.

이 7개 시설에서 조선인 5만 7,900명에 대한 강제노동이 자행됐습니다.

한일간 논란이 컸던 이유, 이 표현 때문이죠.

'강제 노동'이란 표현을 반영하느냐가 쟁점이었습니다.

한국은 이 표현을 넣어야한다는 입장이었고요.

일본은 '강제'라는 표현을 꺼리면서 완화된 표현을 주장했습니다.

유산등재 심사가 이례적으로 연기될 정도로 논란이 이어진 끝에 극적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결국 "많은 한국인 등이 자신들 의사에 반해 끌려와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노동을 했다"는 일본의 입장 발표문을 주석 형식으로 등재 결정문에 명시하게 됐습니다.

일본 산업혁명시설이 세계유산에 등재되자 일본 열도는 환영 일색입니다.

이번엔 취재 기자 연결해서 일본의 반응 알아보겠습니다.

도쿄 연결합니다. 최명신 특파원!

등재가 하루 연기돼 일본도 마음을 졸였을 것 같은데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앞으로 일본 정부는 등재를 위해 어떤 후속 조치를 밟게 되나요?

[기자]
일본 산업혁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가 확정되자 일본 열도는 안도와 환호에 휩싸였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정말 기쁘다"며 "선인들의 유산을 보전하고 다음 세대로의 계승을 위해 결의를 다지고 싶다"는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세계유산이 있는 해당 지자체도 축제 분위기입니다.

애초 등재 심사가 하루 연기되며 마음을 졸였지만 결국 등재가 확정되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넘쳤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한일 양국이 막판 극적인 타결을 봄으로써 한일 정상회담 추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사전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 불구하고 조정작업이 난항을 겪은 만큼 앞으로 한국과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신중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중국 정부도 반응을 내놨습니다.

강제징용이 "한국인과 여타 국민"으로만 언급된데 대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중국인 강제징용자에 대해서도 포괄적인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앵커]
앞으로 일본 정부는 등재를 위해 어떤 후속 조치를 밟게 되나요?

[기자]
일본은 세계유산위원회의 심사가 끝난 후 "1940년대에 많은 한국인이 자신의 의지에 반해 가혹한 환경 속에서 강제노역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보센터 등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일본 산업혁명시설을 소유하고 있는 해당 지자체가 과연 어떤 후속 절차를 취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팸플릿이나 현장 게시판, 또는 지자체 홈페이지에 강제징용 사실을 적시할 것이 유력한데요, 지자체가 이를 거부할 경우 일본 정부로서도 이를 규제할 별다른 수단이 없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일본의 후속 조치를 강도 높게 점검하고 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판정되면 세계유산을 삭제할 수 있는 만큼 지자체도 일본 정부가 제시한 안을 따를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일본은 2017년 12월까지 세계유산위원회 산하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에 경과보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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