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흑인 범죄자 '좋은 아빠 수업'

美 흑인 범죄자 '좋은 아빠 수업'

2015.07.05. 오전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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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작은 주민센터에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흑인 남성들이 몰려듭니다.

유흥이나 오락이 목적이 아니라 좋은 아빠가 되는 수업을 받기 위해서인데요.

독특하게 참가자들 모두 전과자나 전직 갱단 멤버들이라고 합니다.

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기적 같은 이야기를 이선아 기자가 소개해 드립니다.

[기자]
다양한 연령대의 흑인 남성들이 책상에 둘러 앉아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눕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주민센터에서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열리는 '좋은 아빠 되기' 수업 시간입니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전과가 있거나 한때 범죄에 몸 담았던 전력이 있습니다.

['좋은 아빠 되기' 수업 참가자]
"열린 마음으로 참가했어요. 그렇게 다른 아빠들과 함께하는 형태의 수업은 처음이었어요."

['좋은 아빠 되기' 수업 참가자]
"외동아이를 키우면서 아빠 노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어요. 그래서 좋은 아빠가 되는 방법을 배우려고 수업에 참가했어요."

'좋은 아빠 되기' 프로그램은 임상 심리학자인 헤르쉴 스윈저 박사가 가족 내에서 아빠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1996년 빈민가 아빠들을 대상으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참가자 10명 정도의 소규모로 진행됐는데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은 50개가 넘는 수업이 개설됐고, 미국 정부에서 '모범 프로그램'으로 선정되어 700만 달러가 넘는 지원금도 받았습니다.

좋은 아빠가 있어 본 적도 좋은 아빠가 되어 본 적도 없는 빈민가 출신 흑인 남성들이 모여 앉아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좋은 아빠 되기' 수업 참가자]
"수업 첫날부터 제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또 오고 싶더라고요. 제 이야기를 하고 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함께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 인생에서 닮고 싶은 아버지, 형, 동생을 만난 것 같았어요. 끈끈한 동지애를 느꼈습니다."

참가한 남성들은 자녀 교육법, 아내와의 소통법, 가족 사이에서의 감정 표현법 등을 놓고 서로 진솔하게 대화를 나눕니다.

'좋은 아빠 되기 프로그램' 담당자인 알란 마이클 그레이브스 씨는 자녀에 대한 마음의 장벽을 허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알란 마이클 그레이브스, '좋은 아빠 되기' 담당자]
"자녀에 대한 마음의 장벽이 무엇인지 깨닫고 수업에서 배운 것을 적용해서 극복해야 합니다."

참가자들은 수업을 진행할수록 가족의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말 한 마디 나누지 않던 자식과 일상을 함께 하면서 웃고 즐기게 된 겁니다.

수업 참가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변화입니다.

['좋은 아빠 되기' 수업 참가자]
"더 잘할 겁니다. 반드시 좋은 아빠가 될 겁니다."

가족 관계 개선에 평생을 바치고 2011년 타계한 스윈저 박사는 생전에 세상을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YTN 이선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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