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썽사나운 2명의 뉴욕한인회장 사태...배경은?

볼썽사나운 2명의 뉴욕한인회장 사태...배경은?

2015.05.27.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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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썽사나운 2명의 뉴욕한인회장 사태...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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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뉴욕에서는 한인회장 2명이 서로 자신이 진짜 회장이라고 주장하며 싸우는 사태가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 볼썽사나운 분쟁이 현지 주요 일간지에까지 대서특필돼 국제적인 망신을 사고 있습니다.

국제부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전준형 기자!

최근 뉴욕타임스에 뉴욕 한인회장 관련 기사가 크게 실렸다고요? 무슨 내용입니까?

[기자]
뉴욕타임스가 26일 자 신문에서 뉴욕한인회장 사태에 대해 대서특필했습니다.

'2명이 회장이라고 주장하면서 한인 사회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이 기사에서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34대 뉴욕한인회 회장 선거를 둘러싼 난맥상을 자세히 전했습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2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뉴욕 한인회장 선거에 2명이 출마했는데, 선관위가 이 가운데 1명인 김민선 후보에 대해 자격 박탈을 결정하고, 나머지 1명인 민승기 후보의 단독 출마로 당선을 선언했습니다.

사전선거운동을 했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하지만 전직 한인회장단협의회 등이 선관위 조치에 반발해 민승기 회장을 탄핵하고, 별도로 선거를 치러 김민선 후보를 당선시켜버렸습니다.

이어 지난달에는 양측이 뉴욕 한인회관을 차지하려고 다투는 과정에서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고요.

지난 1일에는 양측이 각자 취임식을 열기 위해 또 한인회관을 차지하려고 시도하면서 한바탕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은 현재 각각 별도의 사무실에서 회장 업무를 수행하는 촌극을 빚고 있는데요.

민 회장은 뉴욕 한인경제인협회 행사, K-라디오 개국식 등 외부 행사에 참석했고, 김 회장은 뉴욕 시 주최 메모리얼 데이 퍼레이드 등에 참가했습니다.

취임식 당시 두 사람의 모습을 보시겠습니다.

[김민선, 34대 뉴욕한인회장]
"뉴욕한인회의 자랑스러운 전통과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민승기, 34대 뉴욕한인회장]
"신뉴욕한인회 설립위원회를 발족해서 회칙의 개정을 할 것입니다."

[앵커]
뉴욕한인회장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알고 있는데, 왜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겁니까?

[기자]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기사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는데요.

뉴욕한인회장은 월급 없는 봉사직이지만,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위해 공탁금 10만 달러를 내는 등 수십만 달러를 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수십만 달러면 우리 돈으로 수억 원 정도 됩니다.

또 한인회장은 한국에서 고위직 관리가 방문할 때 공식적인 호스트 역할을 하고, 한인회장 직위를 한국 국회의원의 발판으로 삼기도 한다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올해 뉴욕한인회장 선거에는 미국 현직 정치인들의 지지 선언이 잇따르는 등 정치 선거판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고요.

또 선관위가 후보에게 소명 기회도 주지 않고 비밀투표로 자격 박탈을 결정해버리는 등 잡음도 적지 않았습니다.

결국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2명의 한인회장 사태는 법정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김민선 회장 측이 후보 자격 박탈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한 상태인데, 판결이 지난 13일로 예정됐다가 다음 달 중순으로 연기됐습니다.

담당 판사는 그 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한인 사회의 분열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미국 사회에서 한국 이민자들을 통합했던 뉴욕한인회의 중요성이 시들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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