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제 징용시설' 대거 세계유산 등재 유력

日 '강제 징용시설' 대거 세계유산 등재 유력

2015.05.05. 오후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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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제국주의 시대 산업 시설들이 대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의 한이 서린 장소들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미화되는 셈이어서 대일 외교전 실패 논란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일제 강점기에 죽기 전에는 나오지 못한다고 해서 '지옥섬'으로 불렸던 하시마입니다.

이 섬 지하 1,000m 탄광에서 강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 8백 명은 일본 패전 때까지 굶주림과 가혹 행위에 시달렸습니다.

숨진 사람만 120여 명에 달합니다.

하시마에서 5km 거리에 있는 다카시마도 조선인 3,500명이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다 상당수가 숨졌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이곳이 서양식 탄광 채굴을 최초로 도입한 근대화의 상징으로 포장됐습니다.

일본이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으로 보존하겠다며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한 곳은 모두 23곳.

이 가운데 조선인들이 강제 동원됐던 곳은 나가사키 조선소와 야하타 제철소 등 7곳입니다.

강제 징용의 어두운 과거는 숨기고 근대화 역사만으로 포장했지만 유네스코 산하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권고했습니다.

최종 결정은 다음 달부터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이뤄지지만 최종 단계에서 뒤집힌 전례가 없기 때문에 등재는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정부는 지난 3월 강제 징용시설의 전방위 등재 추진 움직임이 알려진 후 인류 보편적 가치에 어긋난다는 점을 들어 총력을 다해 저지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승부처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의 권고를 막지 못하면서 대일 외교전 실패 논란과 함께 한일관계에 추가 악재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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