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54일 만에 아기 출산하고 떠난 모정

뇌사 54일 만에 아기 출산하고 떠난 모정

2015.05.05. 오전 00:0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미국에서 뇌사 상태에 빠진 20대 임신부가 두 달 가까이 생명을 연장한 끝에 아들을 무사히 출산했습니다.

아기를 낳고 이틀 뒤 생을 마감하면서 장기까지 모두 기증한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전준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몸무게 1.26㎏로 태어난 이 아기의 이름은 '에인절', 천사입니다.

예정보다 두 달 정도 일찍 태어나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22살의 엄마 칼라 페레스는 임신 22주차였던 지난 2월, 두통을 호소하다 쓰러졌고, 뇌출혈로 인한 뇌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병원 측은 엄마는 어렵더라도 아기는 살릴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장 아기를 꺼내면 생존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보고 의료진 백여 명을 투입해 페레스의 생명 연장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목표 기간 2주를 남긴 뇌사 8주째 페레스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고, 의료진은 제왕절개 수술을 감행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수술이었지만 새로운 생명은 무사히 태어났고, 산모는 이틀 만에 숨을 거뒀습니다.

[인터뷰:수 코스, 감리교 여성병원 부원장]
"우리는 비극적인 상황에서 건강한 출산에 성공하겠다는 믿음을 놓지 않았어요. 아기 천사가 바로 그 결과입니다."

페레스는 심장과 신장, 간 등 장기를 기증해 다른 4명에게도 새로운 삶을 나눠줬습니다.

미국에서 뇌사자가 아이를 출산한 건 지난 1999년 이후 16년 만입니다.

YTN 전준형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