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엄홍길이 본 네팔 강진

산악인 엄홍길이 본 네팔 강진

2015.04.26. 오후 2:1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에베레스트산에서도 산사태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산악인, 엄홍길 씨를 전화로 연결해 놓고 있는데요. 잠시 얘기를 몇 마디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엄 대장님,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엄홍길입니다.

[앵커]
네팔하면 산악인들 꿈의 등반 목표 아닙니까? 엄 대장님도 다녀오셨을 텐데 네팔 이번 지진 소식 어떻게 전해 들으셨어요?

[인터뷰]
저도 너무나 충격적이고 너무나 가슴 아프고 너무나 놀랐고. 그게 지진 강도가 80년 만에 처음으로. 엄청난 강진이 일어났는데요. 아이티 2010년도인가 그때보다 16배나 더 강한 지진이 일어나서 네팔뿐만 아니라 이웃국가들까지 여진이 전달이 되고 엄청난 대재난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앵커]
엄 대장님 지금은 한국에 계신 건가요?

[인터뷰]
네, 저도 한 2주 전에 학교 지으러 갔다가 귀국해 있죠.

[앵커]
지금은 국내에 계시면서 네팔 지진 소식을 전해 들으셨는데 네팔에 1988년에도 지진이 일어났었는데 지진 당시에 히말라야에 계셨다면서요?

[인터뷰]
그당시 진도가 6.6인가 그랬거든요. 그 당시보다 3번째로 강한 건데 88년도 그때 우리나라 서울올림픽이 열렸을 때인데 그때 제가 세계 최고 에베레스트 원정갔어요. 그때 가서 베이스캠프에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가 해발 5400m 되는 곳인데 거기가 굉장히 넓은 빙하 모래 지대거든요.

세계 각국 등반팀들이 그당시 에베레스트 등반하기 위해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상주하고 있었는데, 텐트를 치고서. 그때 거기서 새벽에 갑자기 텐트 안에서 자는데 몸이 텐트 안에서 좌우로 왔다갔다 하더라고요. 우리 식구들이 깜짝 놀라서 어마어마한 눈사태 일어났나보다, 빙하가 갈라졌나 보다.

빙하가 균열이 일어나니까 갈라지고 그러거든요. 빙하가 이동을 하니까. 그래서 빙하가 갈라지거나 엄청난 에베레스트산에서 눈사태가 일어났나보다하고 텐트 문을 열고 보니까 그 새벽에 벌써 에베레스트 산 쪽에서 로라라는 산이 있는데 에베레스트 서릉쪽에. 어마어마한 눈세락이 쏟아져서 후폭풍이, 베이스캠프쪽으로 밀려오는데 쓰나미같은 거대한 어마어마한 해일처럼 그당시 생각해 보면 너무 너무 놀라서 눈사태가 와서 소리지르고 그때 베이스캠프에서 사람들 곤히 잠들 시간이니까. 새벽에 그랬으니까요.

그래서 다들 각국에 있는 대원들 수사해서 피해다니고 바위 밑으로 숨고 다행히 후폭풍이 날아와서 1차적인 세락을 맞았으면 어마어마한 인명피해가 났었겠죠. 그런데 그때 눈보라하고 눈가루하고 얼음가루가 날아와서 베이스캠프가 날아가고 초토화가 됐었죠.

[앵커]
그런데 그때 규모가 6. 5 이 정도 지진인데도 불구하고 여파가 상당하군요, 산사태가 일어나는 여파가요.

[인터뷰]
눈사태거든요. 그 여파가 어마어마. 하여튼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해일이 몰려오는 것처럼 베이스캠프쪽으로 몰려오는데 그당시에 그다음날 아침에 뉴스 들어보니까 네팔 동북전역에 강지진으로 700여 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그때보다 더 굉장한 겁니다.

[앵커]
이번에는 규모 7. 8의 강진이 발생한 거니까 아마 산사태의 규모도 더 크게 일어났을 것 같은데요.

[인터뷰]
눈사태가 크게 일어났겠죠, 거기도. 상상이 가는데요, 지금.

[앵커]
엄 대장님이 88년에 지진을 현지에서 맞이하셨을 때 산사태가 엄청났다고 하셨는데 텐트 밖으로 나오신 뒤에는 어떻게 대피를 하셨어요?

[인터뷰]
저는 그당시에 텐트 바깥에 나가서 어디를 피할 상황도 아니고 그냥 딱 보니까 눈사태만 몰려오는 것 같지 않고 후폭풍이 몰려오길래 괜히 나가서 얼음가루 눈가루 맞으면 큰일 나니까 텐트 안에서 버티자. 그런데 텐트에 대원이 3명인가 자고 있었는데 텐트를 버티고 머리와 팔로 버텼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런데도 텐트가 부서졌죠. 그당시 바깥에 다른 대원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큰 바위 밑에 이런 데 많이 숨고 그랬었죠, 그때.

[앵커]
이번에도 등반을 갔다가 고립된 분들이 계시다고 하는데 이런 산악을 준비하실 때 이런 지진이라든지 산사태에 대한 대비도 하시죠?

[인터뷰]
그럼요. 히말라야 등반 중에 가장 많이 나는 인사사고가 눈사태거든요. 눈사태로 목숨을 잃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그게 가장 두려운 존재고 공포스러운 존재인데 이것이 예측을 하고 눈사태가 쏟아지는 게 아니에요. 아무 때나 예상없이 쏟아지는 거기 때문에 등반하면서는 눈사태가 가장 위험한 존재예요.

그렇기 때문에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 그쪽이 거의 다 눈사태 위험지역이거든요. 더군다나 아이스폴지역이라 해서 조그마한 사태만 있어도 눈사태라든가 그런 것만 있어도 빙하가 균열이 일어나서 주저앉는 데인데 굉장히 위험한 아이스폴 구간인데 그쪽에서 지금 대형 눈사태가 일어나서 지금 여러 명의 등반객이 조난을 당하고 사고가 난 것 같습니다.

[앵커]
이런 소식을 들으셨을 때 더 남다르게 느껴지셨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엄 대장님이 네팔에 학교도 세우고 하시면서 현지하고 교류를 계속 이어오신 걸로 알고 있는데 현지에 지금 연락이 혹시 닿으셨나요?

[인터뷰]
제가 어제 네팔 지부장이 계시거든요. 전화를 밤늦게 재단이사를 통해서 통화를 했더니 그분도 지금 너무 놀라서.

다행히 카트만두 시내쪽에 계시는데 놀라서 바깥에 나와서 못 들어가고 계속 바깥에 있다 그렇게 말씀하시고 조금 전에도, 1시간 전에 네팔 현지 친구하고 통화를 했는데 이 친구 얘기도 어제 12시쯤 넘어 식사를 하는데 식탁 위에 식기가 떨어지고 그 정도로 진동이 심해서 밤새 사람들 들어가지도 못하고 잠도 못자고 바깥에 나와 있고 그런 상태고 정전되고 말 그대로 도시 자체가 아비규환인 것 같습니다. 굉장히 아주 심한 것 같습니다.

[앵커]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인터뷰]
쉰 몇번이나. 조금 전에도 계속 통화하는데도 얼마 전에도 계속 여진이 왔다고 그러더라고요.

[앵커]
알겠습니다. 엄홍길 대장님 오늘 전화연결 감사드립니다.

[인터뷰]
수고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