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짓는 아베 '광폭 행보'...한국 '외톨이' 우려

미소 짓는 아베 '광폭 행보'...한국 '외톨이' 우려

2015.04.23. 오전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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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과거사와 영토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과 일본 두 정상이 반둥 회의에서 전격적으로 만나면서 한국만 외교적으로 고립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반둥 회의 기조연설에서 식민지배와 사죄라는 표현을 뺀 아베 총리는 다음주 미국을 방문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갑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중·일 두 정상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반둥회의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지난해 11월 베이징 APEC 정상회담에서 만난 지 다섯 달 만입니다.

아베 총리와 대화를 나누는 시진핑 주석의 표정은 과거에 비해 다소 누그러졌습니다.

[인터뷰: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총리를 만나서 중국과 일본의 미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의견을 교환할 생각입니다."

과거사와 영토 문제 등으로 여전히 불편한 중·일 관계를 고려하면 의외의 만남으로 관계 개선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중·일 정상회담의 성사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에 일본 측 참여를 유도해 실리를 챙기겠다는 중국 정부의 계산이 깔린 포석으로 분석됩니다.

아베 총리도 중국을 의식한 듯 반둥회의 기조 연설에서 '이전의 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인터뷰:아베 신조, 일본 총리]
"일본은 이전의 대전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어떠한 경우라도 끝까지 지켜나갈 것이라고 맹세합니다."

하지만,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라는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 표현 가운데 '식민지배와 사죄'라는 단어를 교묘하게 들어냈습니다.

과거사에 대해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한국과 중국에 대해 '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이라는 말로 중국을 달래면서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를 요구하는 한국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시진핑 주석까지 만난 상황에서 아베 총리의 앞으로 행보는 더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는 29일 미국 상하 양원 합동연설과 8월 발표한 예정인 전후 70주년 담화에서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 없이 '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만을 이야기해도 중국과 미국이 반발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한국만 외톨이로 전락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아시아·아프리카회의인, 반둥회의에 참가한 정상은 30여 명.

박근혜 대통령이 중남미 순방으로 이번 회의에 불참한 사이 중국과 일본은 5개월 만에 다시 만나 서로의 실리를 단단히 챙겼습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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