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담화에 '사죄' 또 쓸 필요 없어"

아베 "담화에 '사죄' 또 쓸 필요 없어"

2015.04.21. 오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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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8월쯤 발표할 전후 70주년 담화에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를 포함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습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미 의회 연설을 앞두고 아베 총리가 과거사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일제히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국제부 연결합니다. 전준형 기자!

아베 총리는 주변국의 반발에도 아랑곳없이 영토 도발과 과거사 왜곡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젠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도 하지 않겠다는 것인가요?

[기자]
아베 총리가 오는 8월쯤 발표할 이른바 '아베 담화'에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를 포함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시사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어제 일본의 한 방송에 출연해 이같은 속내를 내비쳤는데요.

전후 70년 담화에 '침략'이나 '사죄' 등의 표현을 담을지에 대해 "과거 담화와 같은 것이면 담화를 낼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고 한 이상 다시 한 번 쓸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와 반성은 1995년 발표한 전후 50주년 담화와 2005년 나온 전후 60주년 담화의 핵심 단어로 꼽히는데요.

아베 총리는 2차 대전에 대해 반성은 하겠지만, 식민지배 피해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사죄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드러낸 셈입니다.

아베 총리는 대신 이번 담화에서 전후 평화국가로서의 행보나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결의, 100년 후 일본의 존재 방식 등을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반면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아베 총리에 대해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죠?

[기자]
아베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을 앞두고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의 유력 언론들이 동시에 아베 총리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어제 사설에서 아베 총리에게 2차 대전 당시 일본의 전쟁 범죄를 솔직하게 인정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 성공 여부는 얼마나 정직하게 일본의 전쟁 역사를 마주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아베 총리에 대해 과거사 문제에 대해 명확하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는데요.

아베 총리가 미 의회 합동연설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를 피상적으로 언급할 경우 동아시아의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하루 앞선 19일 미국 잡지 포브스의 에몬 핑글톤 칼럼니스트는 아베 총리가 일제 악행으로 고통을 겪은 아시아와 미국, 서유럽, 러시아의 수백만 명을 모욕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난 10일에는 월스트리트 저널도 온라인판에 미국 컬럼비아대 제랄드 커티스 정치학 교수 기고문을 통해 아베 총리가 이번 연설에서 과거사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아베 총리가 주변국의 반발을 의식해서인지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봉납했다면서요?

[기자]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봄 제사 시작일인 오늘 공물을 봉납했습니다.

공물은 '내각총리대신 아베 신조'라는 명의로 했으며 공물료 5만 엔은 사비로 냈습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봄 제사와 8월 15일 일본 패전일, 그리고 가을 제사에도 직접 참배 대신 공물을 봉납했습니다.

야스쿠니 신사는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일본 군국주의 상징이기 때문에 일본 총리나 내각 요인들이 참배할 때마다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 2013년 12월 2차 내각 출범 1년을 맞아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해 한국과 중국아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아베 총리가 올해 직접 참배 대신 공물만 봉납한 것은 이달 말 미국 방문에 앞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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