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 멍에 한국인 '명예 회복해달라'...日 '모르쇠'

'전범' 멍에 한국인 '명예 회복해달라'...日 '모르쇠'

2015.04.01. 오후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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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평양 전쟁 당시 일제의 포로 감시원으로 동원됐다가 '전범'이라는 멍에를 지고 살아가는 한국인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명예 회복과 배상을 촉구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일제 강점기 포로 감시원으로 태국에 끌려갔다가 종전을 맞은 이학래 옹.

이 옹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그리운 고국행 대신 연합국의 전범 재판이었습니다.

'처벌해야 할 중대 범죄인'으로 분류돼 사형 판결을 받고 복역하다 11년 만에 극적으로 풀려났습니다.

[인터뷰:이학래(90세), 조선인 BC급 전범 피해자 모임 '동진회' 대표]
"죽어간 친구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풀어주고 명예회복을 꼭 시켜주고 싶습니다."

이학래 옹처럼 이른바 'BC급 전범'으로 분류된 조선인은 148명.

이 가운데 23명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일본 국적이 아니라는 이유로 원호와 보상에서 이들을 철저히 배제했습니다.

1991년 모임을 결성한 조선인 BC급 전범 피해자들은 '일본의 전쟁 책임을 전가당한 부당한 과거'를 규탄하며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습니다.

1999년 일본 최고 재판소는 이들의 요구를 기각하면서도, 조선인 BC급 전범 문제 해결을 위한 법률 제정을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우쓰미 아이코, '동진회'를 응원하는 모임]
"지금 해야 할 일은 역시 일본 정부가 책임을 갖고 이 문제에 관해 확실히 사죄하고 보상하는 것입니다."

생존해 있는 BC급 조선인 전범 피해자는 이제 5명.

속죄하고 풀어야 할 과거가 일본에는 너무 많다는 게 이들의 한결같은 증언입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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