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수박'에 유산까지...中, 식품안전 백약무효

'농약수박'에 유산까지...中, 식품안전 백약무효

2015.04.02. 오전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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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식품 안전 문제가 심각한 중국에서 이번에는 한 여성이 농약 범벅인 수박을 먹고 유산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중국 당국은 사건이 날 때마다 엄벌 방침을 강조하지만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서봉국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병원에 입원한 딸을 어머니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간호하고 있습니다.

딸이 수박을 먹고 난 뒤 갑자기 구역질을 시작했고 결국 응급실에 실려와 위 세척까지 하고서야 진정 기미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칭다오 시민]
"같은 수박을 사먹 친구네 딸은 유산까지 했더라고요."

12명에 이르는 피해자들은 똑같이 하이난에서 생산된 '흑미인'이라는 수박을 노점에서 사먹은 뒤 구토와 어지럼증 등 중독 증세를 보였습니다.

칭다오 당국은 이 수박이 잔류 농약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것으로 파악하고, 전량 폐기 처분과 함께 유통 과정 수사에 나섰습니다.

중국은 독극물 개고기와 표백 닭발 등 지난해만도 식약품 안전 위반 사례가 만 건이 넘었습니다.

당국의 허술한 관리에 한 명문대생은 최근 자비로 중국의 심각한 식품 안전 문제를 파헤친 책까지 펴냈습니다.

식품 안전 문제를 일으킨 기업 100여 곳을 직접 찾아 사건 진상을 규명하고 불법 첨가제의 위해성 등을 고발해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인터뷰:천차오링, 책 저자]
"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끝난 보아오 포럼에서도 엄격한 조치로 식품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거듭 다짐했지만 실효성은 미지수입니다.

중국에서는 식품 관련 범죄에 대해 최고 사형까지 구형되지만, 특유의 안전 불감증과 함께 돈만 벌면 된다는 의식 탓에 먹거리 사고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서봉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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