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왕세손 조종사 취직...'서민 속으로'

윌리엄 왕세손 조종사 취직...'서민 속으로'

2015.04.01. 오후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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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세손이 취직을 했다고 합니다.

구조용 헬리콥터 조종사로 일하게 된 것인데요.

영국 왕위 계승자가 국민들처럼 일을 하고 보수를 받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화면 함께 보시죠.

항공 앰뷸런스·경찰 업무를 담당하는 본드 에어 서비스에 취직한 윌리엄 왕자.

응급 환자를 이송하는 구조 헬기 조종사로 일하기에 앞서 훈련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켄싱턴궁 대변인은 윌리엄 왕세손이 구조 헬기 조종사를 직업으로 택했다며, 비행은 올 연말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공식 발표했습니다.

영국 왕위 계승자가 국민들과 같이 일하고 보수를 받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의 연봉은 4만 파운드, 우리 돈 약 6천 5백만 원 정도인데, 이 돈은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윌리엄 왕세손의 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왕실 가족은 국민들의 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었는데요.

보통 사람들처럼 취직을 하고 돈을 버는 윌리엄 왕세손의 이런 행보도 이 같은 맥락에서 영국 왕실의 뜻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조종사를 직업으로 택했을까요.

윌리엄 왕세손은 지난 2013년 웨일스 북서부에서 공군 헬리콥터 조종사로 7년 반동안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경력이 있습니다.

영국은 국방에 대한 결정권이 총리에게 있기는 하지만 육해공군 통수권은 왕이 갖는데요.

전쟁을 할지 선포하는 등의 상징적 지위가 유지되고 있는 겁니다.

때문에 왕실의 남성은 대부분 군복무를 거치는데 윌리엄이 조종사 자격을 딴 것은 왕실에서 4대째 내려오는 전통이기도 합니다.

[인터뷰:윌리엄, 영국 왕세손]
"지난 몇 달 간 헬기 조종사로서 많은 것들을 보고 매우 소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조종사들과 함께 비행을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항공법 등 14개 필기시험을 포함한 조종사 시험도 거뜬히 통과한 윌리엄 왕세손.

올 여름 동안 항공 교육을 받은 뒤 영국 동부 케임브리지에 있는 공항에서 활동하게 되는데요.

군 복무 당시 1,300시간 구조수색대 헬기를 조종하면서 150명을 구조한 경력을 살려, 앞으로 대민 봉사를 하게 됩니다.

왕실 업무차 해외 순방을 하거나 행사에 참석하는 일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동료 조종사와 똑같이 일하며 보낼 예정입니다.

그야말로 서민 속으로 들어가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겠다는 것인데요.

권위에 따르는 책임을 다하는 모습은 영국 왕실의 오래된 전통 가운데 하나입니다.

평소 왕실에 무관심한 영국 국민들도 가장 도덕적인 지도자상으로 엘리자베스 2세와 윌리엄 왕세손 부부를 나란히 1,2위로 꼽았다고 하는데요.

간혹 왕실 예산 문제 등으로 비난이 일기도 하지만 영국에서 변함없이 왕조가 유지되는 이유, 바로 고귀한 신분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적극 실천하는 이런 모습 때문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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