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용은 빠져라"...독일과 다른 日의 '유적 왜곡 등재'

"징용은 빠져라"...독일과 다른 日의 '유적 왜곡 등재'

2015.03.31. 오후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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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베 정권이 일제 강제징용의 어두운 과거는 쏙 뺀 채 일본의 근대화 역사만을 주장하며 탄광 등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대거 등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과거청산 모범국인 독일과 정반대로 유적지의 역사마저 왜곡하고 있는데 왜곡 상태 그대로 등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일제 강점기 죽기 전에는 나오지 못한다고 해서 '지옥섬'으로 불렸던 하시마입니다.

군함을 닮았다 해서 군함도로도 불립니다.

이 섬의 지하 1,000m 탄광에서 강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 8백 명은 일본 패전 때까지 굶주림과 중노동, 가혹 행위에 시달렸습니다.

숨진 사람만 120여 명에 달합니다.

[인터뷰:문화해설사]
"이 계단이 생사의 갈림길이었습니다. 계단을 자신의 발로 올라와서 자신의 발로 내려가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낙반 사고로 한 달에 너댓명씩 죽어 나갔고 탈출을 시도했던 사람들은 바다에서 목숨을 잃거나 도중에 붙잡혀 맞아 죽었습니다.

하시마에서 불과 5km 거리에 있는 다카시마도 조선인 3,500명이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다 상당수가 숨졌습니다.

당시 탄광을 운영하면서 징용에 앞장섰던 회사가 현 미쓰비시 머티리얼의 모태인 미쓰비시 광업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이런 어두운 역사는 감추고 서양식 탄광 채굴을 최초로 도입한 근대화의 상징으로 포장해 유네스코에 하시마를 포함한 28곳에 대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했습니다.

28곳 가운데 나가사키조선소와 야하타제철소 등 11곳은 조선인들이 강제 동원된 곳입니다.

일본 언론은 신청건수 상당수가 등재 가능성이 높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아베 정권은 세계 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데 있어 과거청산 모범국가인 독일과는 정반대로 유적지의 역사마저 왜곡하고 있습니다.

유대인 학살 현장인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돼 부끄러운 과거사를 그대로 문화유산으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 국가 최고지도자가 앞장서서 인류에 대한 부끄러운 범죄를 잊지 말자고 거듭 다짐하며 유산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후세에 알려주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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