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종사, 의도적 추락"...우울증이 원인?

"부조종사, 의도적 추락"...우울증이 원인?

2015.03.27. 오전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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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프랑스 남부 알프스에 추락한 독일 여객기는 부조종사가 의도적으로 급강하해 추락시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문제의 부조종사는 독일 국적으로 테러 공격을 했다고 의심할 만한 이유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제부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김지영 기자!

여객기가 순항하다가 갑자기 급강하해 사고 원인에 대해 의혹이 많았는데 결국 부조종사의 이른바 '자살비행'이었다는 건가요?

[기자]
프랑스 남부 알프스에 떨어진 저먼윙스 여객기는 부조종사가 의도적으로 추락시켰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프랑스 검찰은 추락 현장에서 수거된 블랙박스의 음성기록장치를 추가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기장이 화장실을 가러 조종실을 벗어난 사이 부조종사가 문을 걸어 잠그고 열어 주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리고는 부조종사가 여객기를 급강하시켜 의도적으로 추락시킨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상상황에서 관제탑에 어떤 조난신호나 응급호출도 보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검찰의 얘기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브리스 로뱅, 프랑스 검찰]
"다시 말하지만, 관제사들에게 어떤 조난신호나 응급호출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항공관제사들이 여러번 호출했지만 아무런 응답도 없었습니다."

프랑스 검찰은 기장이 조종실을 떠난 뒤 부조종사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부조종사의 호흡은 아주 정상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프랑스 검찰은 독일 국적의 부조종사 안드레아스 루비츠가 테러와 연관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테러 공격이라고 의심할 만한 이유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문제의 부조종사, 전력에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데요.

우울증을 앓았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군요?

[기자]
부조종사 안드레아스 루비츠는 28살로 저먼윙스에서 근무한지 1년 반, 비행시간도 630시간밖에 되지 않는 신참 조종사입니다.

10대부터 클럽에 가입해 비행을 하는 등 비행기 조종에 열정적인 보통 젊은이였다고 합니다.

다만 6년 전 훈련 기간 중에 우울증을 앓아 일곱달 동안 쉬었던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져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고기 항공사 측도 루비츠가 훈련 중 몇달 쉬었던 사실은 인정했는데요, 그 이유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후 훈련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했고, 항공기 조종에 필요한 기술적, 신체적 요건을 모두 충족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카르스텐 슈포어, 루프트한자 최고경영자]
"루비츠는 모든 의료와 비행 관련 검사를 통과해 아무런 제한 없이 비행에 100% 적합한 상태였습니다."

[앵커]
이처럼 사고 원인이 부기장의 고의적 추락으로 드러나면서 각국 항공사들이 조종실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죠?

[기자]
우선 영국 저가항공사인 이지젯이 오늘부터 운항 시간 내내 조종실에 승무원 2명이 함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독일 항공업협회도 성명을 내고 조종실 2인 규정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중동의 에미리트항공과 에어 캐나다, 영국의 모나크항공, 노르웨이 에어 셔틀 등도 '조종실 2인' 규정을 두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항공사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조종사 2명 중 1명이 조종실을 벗어나면 다른 승무원이 대신 조종실에 들어가게 해 조종실에서 항상 2명이 자리를 지키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가 난 독일의 저가항공 저먼윙스를 비롯해 상당수 항공사는 이 같은 규정을 두지 않고 있었습니다.

또, 기장의 조종실 진입을 막았던 조종실 문 보안체계도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9·11 테러 이후 조종실 문은 총격이나 수류탄에 견디도록 제작됐고, 항공기 장악 시도를 막고자 정교한 잠금 시스템이 장착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서는 이같은 보안체계가 오히려 기장이 조종실에 들어가 부기장을 제어해 사고를 막는 것을 어렵게 했다는 지적입니다.

결국 부기장이 의도적으로 추락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사고는 항공사들에게 어려운 과제를 안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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