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 폭발해 죽어 나가는데도 '으르렁'

탄광 폭발해 죽어 나가는데도 '으르렁'

2015.03.05. 오전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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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치열하게 싸웠던 동부 도네츠크주에 있는 한 탄광에서 폭발 사고가 나 큰 인명 피해가 났습니다.

한시가 급한데도, 중앙 정부와 분리주의 세력은 피해 집계와 구조를 놓고도 서로 으르렁댔습니다.

김종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사고가 난 곳은 분리주의 반군이 통제하고 있는 도네츠크주 자샤디코 탄광입니다.

지하 1,000m 갱도 메탄가스가 터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하고 있던 많은 광원이 순식간에 매몰됐고 사망자도 나왔습니다.

병원에는 중화상 환자들이 실려 오고, 실종자 가족들은 생환을 애타게 기다리며 웁니다.

[인터뷰:부상당한 광원]
"갱도에 들어가니 먼지가 가득하고, 동료들의 신음 소리가 들렸어요."

[인터뷰:실종 광원 어머니]
"아들이 내년에 퇴직할 예정이었어요. TV에서는 32명이 죽었다고 방송하는데,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아요."

한시가 급한데도, 친우크라이나 관리와 반군 측 관리들은 서로 다른 피해 집계를 각각 내놨습니다.

구조 문제를 놓고도 주장이 전혀 딴판입니다.

[인터뷰:아르세니 야체누크, 우크라이나 총리]
"(구조대를 보내도록 지시했지만) 친러시아 테러범들이 사고 지점 접근을 막았습니다."

반군은 구조 지원 제안 자체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런 입씨름에다, 사고 지점과 가장 가까운 입구는 정부군과 반군 간 포격전 이후 폐쇄돼, 구조 작업은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 탄광에서는 이전까지 5차례 대형 사고로 250명 넘게 숨졌고, 때로는 정부군과 반군이 쏜 포탄에 광원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는 1년 가까이 벌어진 참혹한 전쟁으로 6,000여 명이 숨진 끝에 반군이 '도네츠크 인민 공화국'을 자체 선포했습니다.

YTN 김종욱[jw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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