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국과 기본가치 공유' 표현 삭제

일본 '한국과 기본가치 공유' 표현 삭제

2015.03.04. 오전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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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종전 70주년인 8월 15일을 전후해 역사수정주의 색채를 지닌 담화를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에서 '한국과 기본가치를 공유한다'는 표현이 삭제돼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도쿄 연결합니다. 최명신 특파원!

일본 정부는 그동안 '한국과 기본가치를 공유한다'는 표현을 상투어구처럼 써왔는데요, 외무성 홈페이지에서 이 표현이 사라졌다고요?

[기자]
일본 외무성은 홈페이지의 한국 소개 내용에서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의 기본적 가치를 공유한다'는 표현을 삭제했습니다.

외무성은 홈페이지의 '최근의 한일관계' 항목에서 '일본과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의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중요한 이웃나라'라는 종전 한국 소개 문구를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로 대체했습니다.

외무성의 한국 관련 기술 변경은 아베 총리의 시정 연설 내용과 거의 일치합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한국에 대해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만 언급했습니다.

지난 2013년과 지난해 연설 때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기본적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 '기본적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로 각각 규정했지만 올해는 이런 표현이 완전히 빠진 겁니다.

일본 외무성은 홈페이지의 기술 변화에 대해 '최근 자주 쓰는 표현에 맞췄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언론은 '한국에 대한 일본 정부의 의식 변화가 배경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 사법과 한국 사회에 대한 불신이 있다'며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 문제의 영향을 거론했습니다.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그동안 크게 반발해 왔습니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해 기소 결정이 내려지자 주일 한국공사를 외무성으로 초치해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보도의 자유와 한일 관계의 관점에서 매우 유감'이라고 밝히는 등 이 문제를 심각한 외교 분쟁의 현안으로 삼고 대응해 왔다는 점에서 우리 측이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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