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보따리상 물러가라"...홍콩 시민 충돌

"중국인 보따리상 물러가라"...홍콩 시민 충돌

2015.03.02. 오전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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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홍콩에서 중국인 보따리상의 사재기 행각에 항의하는 시위가 한달 가까이 주말 마다 열리고 있습니다.

반 중국 시위대와 친 중국 성향의 단체 사이에 물리적인 충돌까지 발생했습니다.

중국인 방문객 수를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고 타이완으로 이주하는 홍콩 시민들도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국제부 연결합니다. 신호 기자!

지난해 홍콩에서는 행정장관 선거와 관련한 시위가 두 달 넘게 지속됐는데요, 이번엔 중국인들의 사재기 때문에 시위가 촉발됐군요?

[기자]
지난달 8일부터 4주 연속 주말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인 보따리상의 사재기 행각에 항의하는 시위입니다.

홍콩 시민 2백여 명이 중국인 관광객들을 향해 본토로 돌아가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먼저 거리 행진을 벌였습니다.

시위에 참가한 시민의 얘기입니다.

[인터뷰:홍콩 시민, 시위 참가자]
"산더미처럼 보따리를 쌓아 가지고 다니는 통에 거리를 걷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조용히 참아서는 안됩니다."

그러자 친 중국 성향 단체 시민들도 맞불 시위를 벌였고 양측이 주먹질을 해가며 충돌하면서 다친 사람도 생겼습니다.

결국 경찰이 후추 스프레이를 사용해 양측을 분리하고 시위 참가자들을 연행했습니다.

시위에 반대하는 시민의 얘기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홍콩 시민, 시위 반대]
"왜 반대합니까? 시위를 위한 시위를 하는 겁니다. 그 사람들은 제국주의 시대 깃발을 들고 행진하는데 우리는 중국인입니다."

[앵커]
관광객들이 와서 물건을 많이 사는 것은 좋은 일일수도 있는데 홍콩 시민들이 이렇게 싫어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중국인 관광객들이 재작년 홍콩 소매업 시장에서 쓴 돈이 우리 돈으로 24조 원이 넘습니다.

홍콩의 전체 소매시장 매출의 34%나 됩니다.

중국 관광객들 덕분에 홍콩의 소매업과 음식업 숙박업 등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 입장에서는 불편도 많습니다.

몰려오는 중국인 때문에 2009년 이후 홍콩 부동산 가격이 2배 이상 올랐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집값이 급등하면서 집 없는 홍콩의 서민들은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습니다.

여기에 물가 상승과 교통 혼잡은 물론이고 학교나 병원에도 중국인들이 급증하면서 홍콩인들의 불편이 커졌습니다.

지난해 행정장관 선거안을 놓고 중국 정부의 개입에 반대하는 시위가 두 달 넘게 지속될 수 있었던 것도 중국의 영향력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 위기감이나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홍콩을 방문하는 중국인 수를 제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요?

[기자]
홍콩 시민이 7백만 명인데 5천만 명 정도나 홍콩을 찾고 있습니다.

주민보다 관광객이 8배 이상 많습니다.

급격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가 사회적인 부작용을 일으키자 홍콩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수를 제한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은 이번달 이같은 방안을 중국 정부에 제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과의 정치적 경제적 갈등 때문에 아예 다른 나라로 떠난 홍콩 시민들도 많아졌습니다.

지난해 타이완으로 이주한 홍콩인과 마카오인은 7,500명이나 됐는데 재작년보다 62%나 늘었고 1991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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