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북아 역사 '몰이해' 우려 수준

미국, 동북아 역사 '몰이해' 우려 수준

2015.03.02. 오전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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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차관이 한일 관계에 대해 우리나라까지 싸잡아서 비난한 것은 역사 수정주의에 기반한 일본 정부 홍보 논리에 설득됐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문제는 일본 제국주의 시절 자행된 야만적 범죄 행위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하지 못하고 양비론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셔먼 차관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워싱턴에서 왕선택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차관이 한일관계에 대해 양비론을 제기한 것은 지난 1905년 가쓰라 태프트 밀약을 통해 미국이 일본의 조선 침탈에 협력했던 뼈아픈 과거사를 떠올리는 위험한 발언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발언이 공개적으로 제기된 것은 한미일 3각 협력 구도를 구축하기 위해 한일관계를 개선시켜야 한다는 계산이 우선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문제는 셔먼 차관의 비난이 중립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본의 논리를 그대로 받았다는 점입니다.

[인터뷰: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차관]
"정치 지도자들이 과거의 적을 비난하면서 값싼 박수를 받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그런 도발적인 행동은 진전이 아니라 마비를 초래할 뿐입니다."

한일관계에서 양비론은 일본이 제국주의 시절에 저지른 야만적 범죄 행위를 반성하지 않는 조건에서 가해자인 일본과 피해자인 한국을 동일선상에 놓고 둘 다 양보하라는 접근법으로 결과적으로 일본 편향입니다.

결국 셔먼 차관의 발언은 한미동맹 중심의 우리의 외교 안보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이 제국주의 시절 일본과 가해자 경험을 공유하고 있고 동북아 지역 역사에 대한 이해가 현저하게 부족한 만큼 항상 우리 편을 들지는 않는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지식인을 상대로 우리 입장을 홍보하는 노력을 강화해서 추가적인 한미동맹 훼손을 중지시키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독자적인 안보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도 이번 발언을 계기로 검토돼야할 것으로 평가됩니다.

워싱턴에서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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