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의 '21세기판 분서갱유'...'지하드 존' 정체 드러나

IS의 '21세기판 분서갱유'...'지하드 존' 정체 드러나

2015.02.27. 오후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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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질들을 잇따라 무참히 참수한 이슬람 급진 무장 세력 IS가 이번에는 고대 유물을 마구 파괴하는 장면까지 공개했습니다.

21세기판 분서갱유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충격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인질 살해 협박 영상에 복면을 쓴 채 단골로 등장하는 IS 무장 대원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지순한 기자!

IS가 이라크에서 고대 유물들을 파괴하는 장면을 공개했죠, 도대체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겁니까?

[기자]
이슬람 급진 무장 세력 IS가 인질 참수와는 또 다른 충격적인 동영상을 공개했는데요.

화면을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이라크 모술에 있는 한 박물관입니다.

건물 안 여기저기서 건장한 남자들이 전시된 석상과 조각품 등을 사정없이 바닥에 내동댕이 치고 있습니다.

심지어 커다란 망치와 전동 드릴까지 동원해 그야말로 유물들을 산산히 부쉈습니다.

이들이 파괴한 박물관 전시물들은 기원전 9세기부터 7세기 사이에 최대 전성기를 누렸던 고대 아시리아의 인류 유산급 유물들로 알려졌습니다.

IS는 이들 유물들이 '이슬람 가치를 훼손하는 우상이자 미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IS 대원]
"(우리가 파괴한)이 유물들은, 오래 전 진정한 신을 믿지 않는 자들이 섬기던 우상일 뿐이다."

미국 유력 일간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IS가 모술 도서관도 폭파해 18세기 필사본과 오스만 제국 시대 책 등 희귀 서적과 고문서 등 8천여 점을 불태웠다고 전했습니다.

세계 문명 발상지 가운데 한인 유프라테스강 유역을 점령한 IS는 이라크와 시리아 고대 유물 등이 이슬람 가치를 헤치는 미신이라며 파괴해 왔습니다.

때로는 비싸게 팔아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유네스코는 '인류 역사상 도서관 소장품에 대한 가장 지독한 파괴 행위'라고 개탄했습니다.

기독교도 대량 납치에다 인질들을 참수하고 인류 유산 급 유물과 서적을 파괴하고 불태우는 등 IS의 21세기판 '분서갱유' 만행에 전 세계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IS의 인질 살해 협박 영상에 복면을 쓴 채 등장하는 무장 대원의 신원이 확인됐다고요?

[기자]
IS의 인질 살해 협박 동영상에 영국인 억양의 영어를 사용해 '지하디 존'이라는 별명이 붙은 IS 대원인데요.

'지하드 존'은 IS가 공개한 미국인 제임스 폴리 기자 처형 영상과 미국인 스티븐 소트로프, 영국인 데이비드 헤인즈 그리고 앨런 헤닝 등 모두 7명의 인질 살해 협박 동영상에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최근에는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 참수 동영상에서 일본 정부를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잠시 보시겠습니다.

[인터뷰:지하드 존]
"아베. 이길 수 없는 전쟁에 동참하는 당신의 부주의한 결정 때문에 이 칼은 겐지 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너희 국민을 계속 겨냥하게 될 것이다. 일본의 악몽이 시작될 것이다."

이 '지하드 존'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영국 BBC와 미국 CNN,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들은 '지하드 존'의 신원이 27살 전후의 영국인 '무함마드 엠와지'라고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친구 등의 증언을 인용해 엠와지가 쿠웨이트에서 태어나 런던의 유복한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고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전공했으며 이슬람교 믿음에 따라 생활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대학을 졸업한 뒤 2012년쯤 시리아로 건너가 IS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BBC는 영국 정보 당국이 엠와지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었지만 작전상 이유 등으로 그 동안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쉬라즈 마허, 킹스 컬리지 극단주의 연구소 선임연구원]
"그들(최근 IS에 가담하려고 떠난 소녀들)처럼 엠와지도 중동이나 북아프리카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엠와지는 런던 서부에서 시리아로 간 이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최근 우등생이었던 영국 여학생 3명이 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에 입국한 데 이어, 중산층 출신의 영국인이 인질 살해 동영상 속 인물로 드러나면서 영국 사회가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앵커]
그런가하면 IS와 연관된 SNS 상에 타이완에 대한 테러를 암시하는 내용이 올라와 당국이 조사에 나섰죠?

[기자]
최근 IS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트위터에 한 장의 사진이 올라오며 파문이 커지고 있는데요.

내용은 타이완의 랜드마크로 매일 수많은 관광객과 시민들이 즐겨 찾는 101층 짜리 '타이베이 101 타워'가 화염에 휩싸이는 모습입니다.

또 'IS가 공격할 때 당신들의 도시가 보기에 좋지는 않을 것'이며 '알라신이 허락할 그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글도 함께 실렸습니다.

타이완 언론은 트위터에 올라온 그림이 2013년 벨기에 화가가 그린 '도시 멸망' 시리즈 가운데 하나로 곧 삭제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불안감이 급속도로 확산되자 타이완 정부와 타이베이 101 타워 측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홍콩TV 기자]
"타이완 정부 대변인은 관련 기관이 '암시 내용의 신뢰도 등 구체적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타이완은 글로벌 반테러 움직임에 동조해 700만 달러를 지원했고, 터키와 이라크 등지에 구호인력을 파견해 난민들을 돕고 있습니다.

IS의 무차별 테러 공포가 미국과 유럽을 넘어 아시아까지 전 세계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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