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가 아닌 전장 누비는 8살 '소녀 기자'

놀이터가 아닌 전장 누비는 8살 '소녀 기자'

2014.11.26. 오전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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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이의 나이가 8살이라면 주위의 보살핌 속에 한창 밝게 뛰어놀 시기인데요.

이스라엘군과 주민 사이에 충돌이 일상이 되다시피 한 곳에, 놀이터가 아닌 전장을 뛰어다니는 8살 팔레스타인 소녀 기자가 있습니다.

김종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8살 자나 타미미가 겁없이 군인 아저씨들을 쫓아 다닙니다.

스마트으로 촬영하고, 자신의 목소리로 시위 현장 상황을 연신 녹음합니다.

동네 어른들의 시위와 시위를 막는 군을 취재해 온라인으로 알리는 게 일과가 됐습니다.

[인터뷰:자나 타미미, 팔레스타인 소녀(8살)]
"가두 시위를 처음 시작했을 때 현장에 사진 기자가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우리 얘기를 내가 직접 기록하고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등 점령지에서 정착촌을 넓혀 온 이스라엘은 최근 대규모 토지를 수용하고 주택을 더 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땅을 빼앗겨 분노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이스라엘 군 사이에는 충돌이 끊이질 않습니다.

자나가 사는 작은 마을도 절반 넘게 빼앗겼고, 자나가 세 살 때부터 시위가 계속돼 왔습니다.

[인터뷰:나왈 타미미, 자나의 엄마]
"우리 집은 최루탄과 여러 수류탄이 날아다니는 충돌 현장 한가운데에 있어요. 아이가 공포와 아픔 속에 자랐어요."

어른들이 만든 현실을 어른처럼 말하지만, 티 없는 동심은 숨기지 못합니다.

[인터뷰:자나 타미미, 팔레스타인 소녀(8살)]
"가장 중요한 권리, 살아갈 권리, 바다에서 수영할 자유를 빼앗겼어요. 등교할 때마다 장벽에 막혀서 지각해요."

자나는 총성이나 싸움이 없는 산으로 들로 다니고픈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소망을 온세상에 알리겠다는 꿈을 안고 오늘도 벌판을 달립니다.

YTN 김종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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