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국인 억류자 1명 전격 석방

북, 미국인 억류자 1명 전격 석방

2014.10.22. 오전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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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5월 초 이후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제프리 파울 씨가 전격 석방됐습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이 2명이 더 남아있기는 하지만 북미 관계가 개선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국제부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김지영 기자!

파울 씨가 오늘 새벽 북한에서 출발했는데 지금은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미국 국무부는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 2시쯤 파울 씨가 북한에서 석방돼 미국의 집을 향해 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새벽 4시쯤에는 파울 씨를 태운 미 군용기가 괌에 도착했다고 확인했습니다.

파울 씨는 괌에 도착한 직후 건강 검진을 받았으며 건강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울 씨는 하루나 이틀 정도 괌의 미군 시설에서 체류한 뒤 고향인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으로 출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파울 씨는 지난 4월 말 관광객 신분으로 북한을 방문한 뒤 5월초 북한을 떠날 예정이었으나 함경남도 청진의 한 호텔방에 성경을 두고 떠났다는 이유로 북한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파울 씨는 북한에 대한 적대행위 혐의로 체포됐지만 아직 재판을 받지는 않은 상태였습니다.

미 국무부의 발표 내용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마리 하프, 미 국무부 대변인]
"파울 씨가 북한을 떠나 미국 고향에 있는 가족을 향해 돌아오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의 석방 결정을 환영합니다."

[앵커]

파울 씨의 석방을 계기로 아직 북한에 억류돼 있는 미국인 2명의 석방 문제도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전망이 어떤가요?

[기자]

북한이 파울 씨를 전격 석방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은 케네스 배 씨와 매튜 밀러 2명으로 줄었습니다.

한국계인 배 씨는 지난 2012년 11월 북한을 방문했다가 체포된 뒤 지난해 4월 국가전복음모죄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입니다.

지난 4월 북한을 방문한 밀러 씨는 북한에 망명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공문서를 찢는 등의 소란을 피운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밀러 씨는 지난 달 열린 재판에서 6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케네스 배 씨와 매튜 밀러 씨의 경우 오늘 석방된 파울씨와는 억류된 이유가 다릅니다.

파울 씨는 호텔에 성경책을 두고 떠났다는 게 문제가 됐지만 배 씨와 밀러 씨는 북측이 상당히 중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따라 나머지 2명은 고위급 특사가 파견돼야 석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미국인 억류자 문제는 북미관계 개선에 최대 걸림돌이었는데 파울 씨 석방으로 변화가 있을까요?

[기자]

기본적으로는 억류자 2명이 더 있기 때문에 당장 북미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파울 씨 석방 과정을 보면 과거와는 다른 특징이 있기 때문에 북미관계 개선 가능성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서 석방을 요청하는 특사가 방문하지 않은 상태에서 석방이 이뤄졌다는 점, 미 군용기가 평양을 방문해 새벽 시간에 파울 씨를 태우고 괌으로 이동했다는 점 등은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장면입니다.

이런 특징들은 북한과 미국의 군사 당국 또는 정보 당국이 사전에 비공개 협의를 밀도있게 진행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중간선거를 2주일 앞둔 시점인 만큼 오바마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고 홍보할 수 있다는 점도 북한이 고려한 걸로 보입니다.

중간선거가 끝나고 나서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다면 이번 파울씨 석방은 여러 가지 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북한이 파울 씨를 석방한 직후 미 정부 당국자가 6자회담 재개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전제 조건은 어떤 것입니까?

[기자]

시드니 사일러 미 국무부 6자회담 특사가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사일러 특사는 미국이 북한의 요구 사항과 불만에 귀를 기울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일러 특사는 미국의 목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이지만, 현실적인 비핵화 경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더이상 핵폭탄을 만들지 않고, 핵폭탄을 실험하지 않고 핵폭탄과 관련된 기술을 수출하지 않는 것에서 회담이 시작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진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협상 궤도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서 핵활동 중단에서부터 불능화, 해체에 이어 궁극적인 핵포기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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