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국인 억류자 1명 석방

북, 미국인 억류자 1명 석방

2014.10.22. 오전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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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5월 초 이후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제프리 파울씨가 석방됐다고 미 국무부가 밝혔습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이 2명이 더 남아있기는 하지만 북미관계가 개선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워싱턴 특파원 연결합니다. 왕선택 특파원!

파울씨는 현재 북한을 떠난 것인가요?

[기자]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 시간으로 새벽 2시쯤 파울씨가 석방돼 미국의 집을 향해 출발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이어 새벽 4시쯤에는 파울씨를 태운 미 군용기가 괌에 도착했다고 확인했습니다.

또 다른 미국 정부 관리는 파울씨가 괌에 도착한 직후 건강 검진을 받은 결과 건강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파울씨는 하루나 이틀 정도 괌의 미군 시설에서 체류한 뒤 고향인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으로 출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파울씨는 지난 4월 말 관광객 신분으로 북한을 방문한 뒤 5월초 북한을 떠날 예정이었으나 함경남도 청진의 한 호텔방에 성경을 두고 떠났다는 이유로 북한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파울씨 석방으로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은 케네스 배씨와 매튜 밀러 2명으로 줄었습니다.

배씨는 지난 2012년 11월 북한을 방문했다가 체포된 뒤 지난해 4월 국가전복음모죄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입니다.

지난 4월 북한을 방문한 밀러씨는 북한에 망명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공문서를 찢는 등의 소란을 피운 혐의로 체포됐으며 지난 달 열린 재판에서 6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파울씨는 북한에 대한 적대행위 혐의로 체포됐지만 재판이 진행되지는 않은 상태였습니다.

[앵커]

미국인 억류자 문제는 북미관계 개선에 최대 걸림돌이었는데 파울씨 석방으로 변화가 있을까요?

[기자]

기본적으로는 억류자 2명이 더 있기 때문에 파울씨가 석방이 됐다고 해서 당장 북미관계 개선이 가시화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 백악관이나 국무부도 북한의 석방 결정에 환영한다는 입장과 함께 나머지 2명도 석방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그렇지만 파울씨 석방 과정을 보면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특징이 있기 때문에 북미관계 개선 가능성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더 키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서 석방을 요청하는 특사가 방문하지 않은 상태에서 석방이 이뤄졌다는 점, 미 군용기가 평양을 방문해 새벽 시간에 파울씨를 태우고 괌으로 이동했다는 점 등은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장면입니다.

이런 특징들은 북한과 미국의 군사 당국 또는 정보 당국이 사전에 비공개 협의를 밀도있게 진행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중간선거를 2주일 앞둔 시점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을 석방하는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고 홍보할 수 있다는 점도 북한의 결정에 고려 요소였을 것으로 해석됩니다.

중간선거 일정이 끝나고 나서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다면 이번 파울씨 석방은 여러 가지 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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