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경제 갈등'에 뿔난 홍콩

'중국과의 경제 갈등'에 뿔난 홍콩

2014.10.02. 오전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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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2의 천안문 사태가 우려되는 이번 홍콩 시위는 겉으로 보면 차기 홍콩 행정장관을 뽑는 선거안 때문이지만 속사정을 보면 중국 본토와의 경제적 갈등 때문입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홍콩 시민 수만 명이 한꺼번에 거리에 나온데는 중국 귀속 이후 17년 동안 쌓인 경제적 불만이 한꺼번에 터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중국 본토인의 홍콩 부동산과 자본 시장 지배와 관련한 반중 감정이 격화됐다는 지적입니다.

중국 본토인과 손을 잡은 업자들은 보이지 않는 다양한 혜택을 누리며 부동산 분야 등에서 막대한 부를 축적했습니다.

반면 기존 홍콩 시민들은 중국 본토의 인력과 자본이 유입되면서 오히려 주택 가격 상승으로 생활이 더 나빠짐은 물론 일자리 찾기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시위대 대부분이 젊은층인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인터뷰:용리규, 홍콩 시위대]
"우리의 불만을 정부에 말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여기에 온 것입니다."

실제 홍콩의 소득 분배 수준을 보여주는 지니계수를 보면 지난 2011년 0.53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지난 1971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인터뷰:리인잉, 홍콩 시민]
"홍콩은 영국 아래 있을 때가 훨씬 잘 살았어요. 지금은 갈수록 문제에요. 우리는 날이 갈수록 정부에 불만만 생길 뿐입니다."

기존 홍콩 시민이 선호해온 서민용 공공주택정책이 10년 이상 연기되고 대신 창고를 개조한 주택 제공 정책이 시행된 것은 반중 감정의 기폭제가 됐습니다.

여기에다 돈 많은 중국 본토인들이 부동산 투기는 물론 너도나도 홍콩으로 명품 원정 구입에 나서면서 본토인에 대한 반감이 증폭돼 왔습니다.

미국 종합경제지 포춘은 홍콩이 중국으로 귀속된 이후 해마다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중국 중앙정부에 대한 시민의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YTN 안소영[soyo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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