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투표 부결...307년 만의 '독립 꿈' 무산

독립 투표 부결...307년 만의 '독립 꿈' 무산

2014.09.19. 오후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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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코틀랜드가 307년 만에 다시 독립국으로 돌아가려던 꿈이 끝내 무산됐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어제 실시된 독립 주민투표 개표 결과 스코틀랜드 독립에 반대한 투표수가 10%포인트 정도 찬성 투표수를 앞서, 독립안 부결이 확정됐습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나가 있는 YTN 특파원 연결합니다. 김응건 특파원!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었는데, 결국 스코틀랜드 독립안이 부결됐군요?

[기자]

스코틀랜드 투표관리 당국이 조금 전까지 발표한 개표 상황을 집계한 결과 스코틀랜드 독립안이 부결된 것으로 확정됐습니다.

개표가 대부분 진행된 상황에서 독립 반대가 55%, 독립 찬성이 45%로, 남은 표와 관계없이 반대 표수가 찬성 표수를 앞질렀습니다.

지역별로는 총 32개 지역 가운데 31개 지역에서 개표결과가 발표됐는데, 수도인 에든버러를 비롯한 27개 지역에서 독립 반대가 많았고, 글래스고우 등 4곳에서만 독립 찬성이 우세했습니다.

스코틀랜드 투표관리위원장도 개표 작업이 모두 종료되지는 않았지만 남은 개표에 관계없이 독립 투표가 부결됐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현재까지 집계된 잠정 투표율도 85%로, 영국 선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는데, 독립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선거전 막판, 독립에 대한 찬성 여론이 급상승하며 박빙의 대결이 펼쳐지기도 했지만, 결국 독립에 따른 불확실성보다는 현 체제 속에서 안정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꺾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도 선거 결과를 인정한다고 발표했죠?

[기자]

알렉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투표 결과 독립투표 부결이 확정된 뒤 곧바로 패배를 공식 인정했습니다.

새먼드 수반은 에든버러에서 회견을 열어 주민들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스코틀랜드는 영국의 일원으로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인 투표율에서 보듯이 스코틀랜드 민주주의에 큰 이정표를 세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선거 기간에 독립 반대 진영이 약속한대로 스코틀랜드에 대한 자치권 확대가 빨리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새먼드 수반의 말,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알렉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스코틀랜드 다수가 독립을 원치 않았습니다. 저는 민주주의 국가인 스코틀랜드 주민 여러분의 의견을 인정합니다. 86%라는 투표율은 민주국가에서 보기 드물게 높은 수치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보여준 민주주의 절차와 정치 참여도를 높이 평가합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조금 전 런던에서 회견을 열어 스코틀랜드 주민들의 현명한 선택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캐머런 총리는 이제 영국이 더 단합해 미래로 나아가자며,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독립 찬성 진영의 의견을 최대한 정책에 반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스코틀랜드 독립안이 부결된 이후 영국의 앞날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보면 될까요?

[기자]

일단 현재와 같은 연합 왕국 체제를 유지하면서 스코틀랜드를 비롯한 각 지방정부에 자치권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주민투표 과정에서 집권 보수당과 노동당 등 주요 정당 지도자들은 스코틀랜드에 자치권을 확대하기로 약속하는 합의문을 공개했는데요, 독립 반대 진영은 이를 토대로 내년 1월 말까지 구체적인 자치권 확대 입법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동안 독립 가능성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요동쳤던 금융 시장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어제 외환시장에서는 독립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파운드화가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독립지지 세력이 상당하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앞으로 언제든지 독립 이슈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불안감은 남게 됐습니다.

또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독립 찬반 세력간의 갈등의 골을 치유하는 것도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지금까지 에든버러에서 YTN 김응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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