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흑백 인종갈등 키우는 '경제 격차'

미 흑백 인종갈등 키우는 '경제 격차'

2014.09.10. 오전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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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서는 최근 퍼거슨 사태처럼 백인 경찰과 흑인들 사이에 충돌이 발생할 때마다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집니다.

이처럼 인종차별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데는 흑인 사회가 처한 취약한 사회적, 경제적 위치가 근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조수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성난 시위대가 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경찰은 급기야 총까지 들었습니다.

숨진 브라운 군이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무리한 공권력에 희생됐다는 게 시위대의 주장입니다.

퍼거슨 사태와 맞물려 LA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터지면서 인종차별 논란은 더욱 커졌습니다.

[인터뷰:케빈 건, 시위 참가자]
"우리를 지켜줘야 할 사람들이 우리를 죽이는 건 정말 잘못된 일입니다. 이번 사태가 처음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계속 이런 일이 벌어져 왔습니다."

인종 갈등으로 비화하는 데는 흑인 사회가 처한 경제 여건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흑인 실업률은 백인에 비해 꾸준히 2배 가량 높은 상황인데, 경제적 사정이 열악하다보니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가 빈번할 수밖에 없습니다.

디트로이트와 세인트루이스, 클리블랜드 등 범죄율이 가장 높은 대도시들은 여지없이 흑인 거주 비율이 높습니다.

[인터뷰: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
"감옥에 가도 흑인이 압도적으로 많고, 그래서 일반인들이 흑인을 만나면 범죄로 연결시킵니다. 그것을 보는 흑인 입장에서는 흑인이라서 그렇게 대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문제입니다."

여기에,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흑인 사회의 인식 부족도 선입견을 만드는 데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 차원에서 흑인들에게 고등교육 기회에 우선권을 주는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는 데도, 흑인들 스스로 사회 진출 기회를 제한하는 셈입니다.

[인터뷰: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
"교육열이 낮아요. '교육 많이 받으면 뭐하냐' 이렇게 생각하는 게 세대마다 이어지니까 교육 현상이 나쁜 것이고, 얼마든지 거기서 빠져나올 수 있고..."

이 때문에 사회적으로 또는 경제적으로 소외된 흑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차별을 심화시키고, 흑인 사회에서는 이를 인종차별로 받아들이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겁니다.

그런 만큼 실질적인 경제 여건 등이 개선되고 흑인들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돼야 진정한 '흑백 평등'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YTN 조수현[sj102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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