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류 미국인, 미국 특사 방북 촉구

억류 미국인, 미국 특사 방북 촉구

2014.09.02. 오전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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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이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에 대해 석방 노력을 호소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미국인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원론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워싱턴 특파원 연결합니다. 왕선택 특파원!

억류 미국인들이 방송 인터뷰 내용을 먼저 정리해주시지요.

[기자]

CNN이 인터뷰한 억류 미국인은 3명입니다.

2년 가까이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지난 4월 북한 망명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다가 억류된 매튜 밀러, 지난 4월말부터 5월초까지 북한을 방문했다가 성경을 호텔방에 놔둔 것이 문제가 돼서 억류된 제프리 파울씨입니다.

이들은 북한을 방문한 CNN 기자와 최대 5분 동안 만나 각각의 처지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제기한 내용은 자신들이 북한 법률을 위반해서 억류됐고, 현재는 인도적인 대우를 받고 있고, 사정이 급박한 만큼 미국 정부가 특사를 보내 자신들을 석방시켜 달라는 내용입니다.

억류 미국인들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케네스 배, 억류 미국인]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제가 한 행동이 북한 법을 침해하고 어긴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인터뷰:제프리 파울, 억류 미국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원로 정치인으로서 도와줄 수 있을 겁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귀국을 도와준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인터뷰:매튜 밀러, 억류 미국인]
"상황은 매우 긴박합니다. 곧 재판이 시작되고 저는 수감될 겁니다. 이 인터뷰가 저를 도와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앵커]

이들이 CNN 인터뷰에 나온 것은 북한 당국이 의도적으로 계획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의 노림수는 무엇일까요?

[기자]

결론적으로 보면 북미 직접 대화나 6자회담을 성사시키려는 노력으로 평가됩니다.

CNN에 따르면 CNN은 북한 당국의 초청을 받아 북한을 방문했는데, 억류 미국인 인터뷰를 하게 될지는 몰랐다고 합니다.

CNN 기자는 북한 당국이 요구하는 대로 어떤 장소로 이동했는데 그곳에서 억류된 미국인을 만나 인터뷰를 하게 됐다고 합니다.

북한 당국은 한 사람 당 5분 동안 인터뷰를 허락했습니다.

이런 것들은 북한이 이번 CNN을 활용하는 문제에 대해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CNN과 억류 미국인을 활용한 것은 미국 정부로 하여금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도록 압박하려는 심리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에 대해 핵문제를 포함한 각종 현안과 관련해 북미 직접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미국은 이 요구를 철저하게 외면해왔습니다.

특히 오는 11월 초 중간선거를 앞두고 오바마 행정부는 야당인 공화당으로부터 외교 무능이라는 비난공세를 받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억류 미국인 문제가 오바마 행정부를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미국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를 외면해 왔는데, 이번 인터뷰 문제로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까요?

[기자]

일반적으로는 미국이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서 의외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하겠습니다.

미국은 오늘이 노동절 휴일인데도 백악관과 국무부는 이번 인터뷰와 관련해 언론 논평을 내놓았습니다.

미국 정부는 억류된 미국인들을 석방하는 것이 최고의 우선순위이며 북한에 억류된 세 명의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이 요구하는 방식의 북미 직접 대화나 6자회담에 나서는 것은 어렵습니다.

미국은 핵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야 하고 비핵화와 관련해 기존의 약속이나 국제사회 규범을 준수한다는 의지를 보여야만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억류 미국인 석방 협상에 나서게 되면 북한은 미국이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했다는 선전전에 활용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섣불리 대화에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6년 동안 다양한 외교 현안을 스스로 풀려고 하기보다는 해당 지역 동맹국이나 강대국에게 주도권을 넘기는 의존적인 행태를 보여왔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도 미국은 중국에 의존해서 문제를 대응해 왔기 때문에 독자적인 대응 수단이나 역량은 심각하게 위축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북한이 이번에 억류된 미국인을 활용해 심리전을 전개하는 것에 대해서도 오바마 행정부는 직접적인 대응에 나서기보다는 우리 정부나 중국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식을 선호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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