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A급 전범은 '조국의 주춧돌'

아베, A급 전범은 '조국의 주춧돌'

2014.08.28. 오전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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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베 총리가 2차 대전 A급 전범을 '조국의 주춧돌'로 표현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보수·우익들은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담화 폐기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 와카야마현의 한 절에 세워진 2차 대전 전몰자 추도비입니다.

연합국의 전범 처벌을 역사상 예를 찾을 수 없는 가장 잔혹하고 보복적인 재판으로 규정하고 전범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며 지난 1994년 세워졌습니다.

비석에는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A급 전범 14명을 비롯해 전범 천 백여 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추도비를 세운 옛 일본 육군사관학교 출신 멤버들은 '추도비를 지키는 모임'을 만들어 매년 봄 법요를 열고 있습니다.

이 법요에 지난 4월 아베 총리가 자민당 총재 명의로 '자신의 혼을 걸고 조국의 주춧돌이 된 순직자의 영혼에 삼가 애도의 뜻을 바친다'는 메시지를 보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일본의 전쟁 책임은 물론 전범을 단죄한 도쿄재판 결과까지 정면으로 부정한 겁니다.

[인터뷰: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어디까지나 자민당 총재 아베 신조라는 형태로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에 그에 대해 정부로서는 개인으로서의 행동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국빈방문 직후 법요에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야스쿠니 신사 봄 제사에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봉납해 미국을 배려했다는 분석을 낳았지만 결국 뒤로는 군국주의에 대한 본심을 드러낸 셈입니다.

아베 총리에 발맞추기라도 하듯 우익들은 연일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사죄한 고노담화 폐기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자민당 다카이치 사나에 정무조사회장은 아사히신문이 위안부 관련 기사를 일부 철회한 것을 빌미로 고노담화를 대체할 새로운 담화를 발표하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우익성향의 요미우리신문도 고노담화 폐기를 주장하는 보수·우익들의 주장을 그대로 전하며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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