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담화 안 지키면 총리직 물러나야"

"아베, 담화 안 지키면 총리직 물러나야"

2014.08.22. 오후 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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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 사실을 공식인정하고 사과한 이른바 '무라야마 담화'를 현 아베 내각은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무라야마 전 총리가 아베 현 총리에게 국제공약이나 다름 없는 무라야마 담화를 지키지 않으려거든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황보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995년 8월 당시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가 각료 전원 찬성을 바탕으로 발표한 '무라야마 담화'.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의 역사를 인정하고 총체적인 사죄와 반성의 뜻을 국내외에 표명한 담화입니다.

그러나 아베 내각 각료들이 국회 답변이나 기자회견 같은 공식 석상에서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인 '식민지 지배와 침략'이라는 구절을 삭제하는가 하면, 아베 총리는 지난해 8월 15일 전몰자 추도사에서 '일본이 아시아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끼쳤다'는 구절을 뺐습니다.

무라야마 담화 무력화 시도입니다.

무라야마 전 총리가 이 같은 아베 내각의 불순한 움직임에 날선 비판을 날렸습니다.

동북아역사재단 주최 토론회에 온 그는 국제공약이나 다름 없는 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한다면 일본이라는 국가는 세계에서 살아갈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아베 총리는 이를 지킬 의무가 있으며 담화를 지키지 않으려거든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쓴 소리를 했습니다.

[인터뷰: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
"무라야마 담화를 재검증한다, 하고싶다는 발언이 나왔고 침략적 발언에 대해 국제적 저항이 나오니까 다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겠다고 말하고, 그러나 전부 계승하겠다고 하지 않는 등 여러 가지 파문이 나왔습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흔들려는 아베 정권의 움직임도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역사 문제는 글이나 말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신을 이해하고 잊어버리지 않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베 총리가 종전 70주년이 되는 내년에 과거사 반성 담화를 수정한 이른바 '아베 담화'를 발표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무라야마 전 총리의 따끔한 지적이 큰 반향을 낳고 있습니다.

YTN 황보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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