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망·실종자 90여 명...교포 1명도 숨져

日 사망·실종자 90여 명...교포 1명도 숨져

2014.08.22. 오전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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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히로시마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지금까지 90여 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가운데 재일교포 1명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산사태 당시 히로시마시가 피난권고를 제때 내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 연결합니다. 최명신 특파원!

피해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는데, 수색 작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요?

[기자]

산사태가 발생한 아시미나미지역에는 자위대와 소방대, 경찰 등 4,200여 명이 투입된 가운데 수색 작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방이 뻘밭으로 변해 중장비가 들어오지 못하는 탓에 일일이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피해 현장에는 밤새 비가 내려 구조작업을 더욱 더디게 만들었습니다.

이번 산사태로 180여 채가 흙더미에 깔려 완파됐고 주민 900여 명이 피난 생활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희생자 규모도 크게 늘어 지금까지 90여 명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등 100명 가까운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피해 주민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피해 주민]
"살아있는 게 기적입니다."

[인터뷰:피해 주민]
"아내도 죽고 나 혼자 됐지만 장남 부부가 있으니까 서로 도우며 어떻게든 살아나 갈 생각입니다."

[앵커]

우리 교포가 피해도 입었다고요?

[기자]

70대 재일교포 부부가 피해를 입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잠을 자던 76살 안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고, 부인 73살 정 모 씨가 크게 다쳤습니다.

부인 정 모 씨는 구조 당시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지만 다행히 지금은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부의 집은 산비탈에 위치한 탓에 완파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산사태가 발생한 아사미나미 지역은 재일교포 수백 명이 모여 사는 곳으로 추가 피해마저 우려되고 있습니다.

한국 영사관 측은 안 씨 부부 이외에 아직 재일교포 가운데 피해를 당한 가구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히로시마 시 당국이 대피권고를 제때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고요?

[기자]

일본 언론은 히로시마시 당국이 대피권고를 제때 내리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제 새벽 3시쯤 이번 산사태가 발생한 아사미나미 지역에는 시간당 130mm의 폭우가 내렸습니다.

대피권고를 넘는 강우량인데요.

실제 대피권고는 1시간 이상 지나서 발령됐고 한 단계 높은 대피지시도 산사태가 발생한 한참 뒤인 8시쯤 내려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히로시마 시장은 대피권고가 늦어진 데 대해 일부 지역에서는 기준 강우량을 초과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초과하지 않아 담당 직원이 주저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담당 공무원이 대피권고의 기준을 명시한 '매뉴얼'에 집착하느라 탄력적인 대응을 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비난의 화살은 히로시마시뿐만 아니라 아베 총리에게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사고 당일 골프를 쳐 비난을 받았는데요, 총리관저에서 구조대책만 달랑 발표하고 또다시 휴가지로 돌아갔습니다.

야당은 다음 주 아베 총리가 휴가에서 돌아오는 대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성토할 예정이어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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