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국 위협 계속되면 핵개발 불가피"

북 "미국 위협 계속되면 핵개발 불가피"

2014.08.02. 오전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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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군사적 위협이 지속되는 한 북한은 억제 수단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고 북한측이 주장했습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일정을 중단시키기 위한 선전 선동 차원이지만 동시에 미국에 대해 핵문제와 관련해 협상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워싱턴에서 왕선택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리동일 차석대사가 유엔 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전세계 어느 나라도 북한처럼 미국으로부터 끊임없이 군사적 위협을 받는 나라는 없다면서 미사일 발사도 이에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리동일, 유엔주재 북한 차석대사]
"(최근 미사일 발사는) 자연스럽고 매우 정당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규모 한미 연합군사훈련으로 조성된 심각한 안보 정세에 대응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하는 것도 미국이 위협을 하기 때문이라면서 지난 2002년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선제공격 정책을 정한 것이 계기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리동일, 유엔주재 북한 차석대사]
"부시 행정부는 처음으로 북한에 대해 핵무기 선제 공격 정책을 채택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없었다면, 북한에는 핵무기는 나타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는 한미 군사훈련 문제를 긴급 현안으로 다뤄야 한다면서 안보리가 이 요구를 거절한다면 유엔은 존재 목적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인천 아시안게임에 불참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북한은 한반도의 긴장 완화 차원에서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것이라면서 상황을 지켜보자고 말했습니다.

리동일 차석대사의 기자회견은 기본적으로 한미 연합군사훈련 일정에 어떻게든 영향을 주겠다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의지를 반영하는 선전선동 차원으로 해석됩니다.

다만 미국의 군사위협이 지속되는 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불가피하다는 말은 핵무기 개발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것이지만 군사위협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핵무기 정책도 변경될 수 있다는 논리도 전제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기 때문에 정밀한 분석이 필요한 대목으로 평가됩니다.

워싱턴에서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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