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엔 이란대사 비자 거부...양국 갈등 증폭

미, 유엔 이란대사 비자 거부...양국 갈등 증폭

2014.04.14. 오전 12:0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미국 정부가 신임 유엔주재 이란대사의 비자 발급을 거부했습니다.

과거 테헤란 미국 대사관 점거 사건을 주도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지난해 9월 34년 만에 미국과 이란 대통령이 전화 접촉을 갖는 등 무르익었던 화해 분위기가 깨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국제부 연결합니다. 안소영 기자!

미국이 신임 유엔주재 이란대사에 미국 비자를 발급하지 않기로 했다는데, 상당히 이례적인 일 아닙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신임 유엔주재 이란대사 하미드 아부텔레비의 미국 입국 비자 발급을 거부했습니다.

과거 있었던 테헤란 미국 대사관 점거 사건을 주도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미국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유엔본부에서 일하는 모든 외교관에게 비자를 발급해오고 있습니다.

일부 적대국 외교관에게도 뉴욕시를 중심으로 일정 거리 이내로는 활동을 제한하더라도 사실 비자는 발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백악관 측은 아부텔레비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법안이 하원을 통과한 만큼 의회와 같은 입장이라며 오바마 대통령 서명 여부와 무관하게 비자를 발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제이 카니, 미국 백악관 대변인]
"이란에 여러 통로를 이용해서 비자 발급이 왜 불가능한지에 대한 이유를 여러 차례 설명했습니다. 비자 발급을 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앵커]

이번 미국 조치에 대해서 이란은 어떤 반응인가요?

오랜만에 찾아왔던 양국 화해 분위기가 다시 차갑게 얼어붙을 수 있을 텐데요.

[기자]

예상대로 이란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아부탈레비 이란 유엔 주재 대사 내정자를 교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유엔 주재 대사 내정은 이란 고유의 선택권인 만큼 재검토는 없고 이란은 미국의 약소국 괴롭히기에 맞서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취했습니다.

이란 의회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미국의 이번 결정 반대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낼 예정이고요.

법적 채널을 통해 이번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전해 양국 간 외교 분쟁으로 비화하는 양상입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취임 이후 조성됐던 양국간 화해 무드와 현재 진행 중인 이란 핵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테헤란 사태는 영화 '아르고'로도 제작이 됐었는데요.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기자]

지난 1979년, 70여 명의 이란 주재 미국 외교관들이 440여 일 동안 억류됐던 사건입니다.

과격파 무슬림 학생단이 각종 부패를 저지르고 미국으로 도피한 이란 국왕의 신병인도를 요구하면서 일어난 것인데요.

미군의 인질구출 작전 과정에서 특공대원 8명이 숨지는 등 당시 상황은 처참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미국은 이란과 지금까지 국교를 단절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