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앵커멘트]
한때는 죽음의 병으로 불렸던 에이즈.
완치법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적절한 시기에 치료제를 투약하면, 진행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데요.
서남아시아 국가인 미얀마에는, 에이즈 환자가 25만 명에 이릅니다.
하지만 미얀마 군정이 오랫동안 국제원조를 거부하면서, 치료제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인데요.
미얀마 에이즈 환자들의 절망적인 현실, 함께 들여다보시죠.
[리포트]
미얀마 수도 양곤의 외곽에 있는 한 요양원에서, 200여 명의 에이즈 환자들이 죽음을 기다립니다.
상주하는 의사나 간호사도 없이, 환자들끼리 서로를 돌봅니다.
건강상태가 조금 나은 환자가, 간신히 숨 쉴 기력만 남아있는 환자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힘없는 부채질뿐.
죽음과 절망만이 존재하는 듯하지만, 사회적인 모욕과 수치심이라도 피할 수 있는 건 그나마 이곳뿐입니다.
틴트 씨는 올해로 서른 여섯 살입니다.
남편의 병세가 악화되고 나서야, 자신도 에이즈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들 부부에겐 여섯 살 딸과, 이제 겨우 생후 6개월 된 아기가 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인터뷰:마우 틴트, 에이즈 환자]
"약을 먹고는 있지만 우리가 죽으면 애들이 잘못될까봐 그게 제일 걱정이에요."
한때 기적의 치료제로 불렸던 항 HIV 약제는, 이제 서방세계뿐 아니라 빈곤국가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습니다.
약값이 저렴해지고 접근이 쉬워지면서, 에이즈는 더 이상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에서 수천 명의 어린이를 고아로 만들었던 죽음의 병이 아닙니다.
그러나 미얀마는 사정이 다릅니다.
미얀마를 철권 통치한 군사정권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제사회의 원조를 거부했습니다.
여기에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경제 봉쇄가 겹치면서, 미얀마의 보건 서비스는 완전히 붕괴됐고 결국 미얀마의 에이즈 치료는 세계 최악의 수준으로 전락했습니다.
[인터뷰:킨쿤오, 에이즈 환자]
"우린 이미 에이즈에 감염돼 희망이 없어요.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아이들을 잘 돌봐야죠."
이제 겨우 두 살인 모에는 부모로부터 에이즈를 물려받았습니다.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 동료 환자인 테인 씨가 아이를 비공식 입양했습니다.
[인터뷰:테인 흐타이, 에이즈 환자]
"여기선 서로 도우면서 삽니다. 건강이 그나마 나은 사람이 더 아픈 사람들을 돌보죠. 그것이 우리의 의무예요."
유엔 산하 에이즈 전담기구(UNAIDS)에 따르면 미얀마의 에이즈 환자 24만명 가운데 절반은 치료를 받지 못하며, 매년 1만8천명이 사망합니다.
양곤에서만 매달 약 100명의 환자가 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치료제를 못 받고 돌아갑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에이즈 면역세포인 시디포(CD4) 항원의 수치가 350이하로 떨어지면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장하지만, 미얀마에서는 CD4 수치가 150이하인 환자만 약을 수급할 수 있습니다.
병세가 심한 환자들을 그냥 돌려보내야 하는 것이 현지 의사들이 처한 고충입니다.
[인터뷰:틴 틴 트웨, 국경없는 의사회 조정관]
"모든 환자들을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매일 환자들을 그냥 돌려보내죠. 병을 더 키우도록 놔두는 셈이에요. CD4 수치가 150 이하로 떨어지면 생존 확률 이 낮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문제죠."
전직 매춘부였던 탄다르 씨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려다가 자신이 HIV 양성임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치료제를 받을 자격이 안 됩니다.
고통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다른 약에 의존합니다.
미얀마에는 그녀와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인터뷰:테인 아웅(가명), 미얀마 육군 하사관]
"오랫동안 약 없이 지내는 것이 쉽지 않아요. 제 면역체계는 하루하루 나빠지고 있어요. 더 나빠지면 군 생활을 그만둬야겠죠."
그는 현재 결핵과 당뇨, 에이즈와 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힘든 싸움은 따로 있습니다.
[인터뷰:테인 아웅(가명), 미얀마 육군 하사관]
"군대를 떠나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제가 그런 병에 걸린 사실이 사람들한테 알려지는 것이 수치스러울 뿐이죠."
무엇보다 치료제를 구할 수 없다는 점이 그를 절망으로 몰아넣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져 가는데도 의사들은 그에게 약을 탈 자격이 안 된다고 말합니다.
아웅 씨의 현재 CD4 수치는 289.
미국에 살았다면 490만 돼도 약을 수급할 수 있지만, 미얀마에 사는 아웅 씨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치가 더 내려가길 기다리는 것뿐입니다.
그를 포함한 미얀마의 에이즈 환자들에겐 치료제를 기다리는 것이야말로, 병보다 더한 고통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한때는 죽음의 병으로 불렸던 에이즈.
완치법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적절한 시기에 치료제를 투약하면, 진행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데요.
서남아시아 국가인 미얀마에는, 에이즈 환자가 25만 명에 이릅니다.
하지만 미얀마 군정이 오랫동안 국제원조를 거부하면서, 치료제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인데요.
미얀마 에이즈 환자들의 절망적인 현실, 함께 들여다보시죠.
[리포트]
미얀마 수도 양곤의 외곽에 있는 한 요양원에서, 200여 명의 에이즈 환자들이 죽음을 기다립니다.
상주하는 의사나 간호사도 없이, 환자들끼리 서로를 돌봅니다.
건강상태가 조금 나은 환자가, 간신히 숨 쉴 기력만 남아있는 환자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힘없는 부채질뿐.
죽음과 절망만이 존재하는 듯하지만, 사회적인 모욕과 수치심이라도 피할 수 있는 건 그나마 이곳뿐입니다.
틴트 씨는 올해로 서른 여섯 살입니다.
남편의 병세가 악화되고 나서야, 자신도 에이즈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들 부부에겐 여섯 살 딸과, 이제 겨우 생후 6개월 된 아기가 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인터뷰:마우 틴트, 에이즈 환자]
"약을 먹고는 있지만 우리가 죽으면 애들이 잘못될까봐 그게 제일 걱정이에요."
한때 기적의 치료제로 불렸던 항 HIV 약제는, 이제 서방세계뿐 아니라 빈곤국가에서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습니다.
약값이 저렴해지고 접근이 쉬워지면서, 에이즈는 더 이상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에서 수천 명의 어린이를 고아로 만들었던 죽음의 병이 아닙니다.
그러나 미얀마는 사정이 다릅니다.
미얀마를 철권 통치한 군사정권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제사회의 원조를 거부했습니다.
여기에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경제 봉쇄가 겹치면서, 미얀마의 보건 서비스는 완전히 붕괴됐고 결국 미얀마의 에이즈 치료는 세계 최악의 수준으로 전락했습니다.
[인터뷰:킨쿤오, 에이즈 환자]
"우린 이미 에이즈에 감염돼 희망이 없어요.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아이들을 잘 돌봐야죠."
이제 겨우 두 살인 모에는 부모로부터 에이즈를 물려받았습니다.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 동료 환자인 테인 씨가 아이를 비공식 입양했습니다.
[인터뷰:테인 흐타이, 에이즈 환자]
"여기선 서로 도우면서 삽니다. 건강이 그나마 나은 사람이 더 아픈 사람들을 돌보죠. 그것이 우리의 의무예요."
유엔 산하 에이즈 전담기구(UNAIDS)에 따르면 미얀마의 에이즈 환자 24만명 가운데 절반은 치료를 받지 못하며, 매년 1만8천명이 사망합니다.
양곤에서만 매달 약 100명의 환자가 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치료제를 못 받고 돌아갑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에이즈 면역세포인 시디포(CD4) 항원의 수치가 350이하로 떨어지면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장하지만, 미얀마에서는 CD4 수치가 150이하인 환자만 약을 수급할 수 있습니다.
병세가 심한 환자들을 그냥 돌려보내야 하는 것이 현지 의사들이 처한 고충입니다.
[인터뷰:틴 틴 트웨, 국경없는 의사회 조정관]
"모든 환자들을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매일 환자들을 그냥 돌려보내죠. 병을 더 키우도록 놔두는 셈이에요. CD4 수치가 150 이하로 떨어지면 생존 확률 이 낮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문제죠."
전직 매춘부였던 탄다르 씨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려다가 자신이 HIV 양성임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치료제를 받을 자격이 안 됩니다.
고통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다른 약에 의존합니다.
미얀마에는 그녀와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인터뷰:테인 아웅(가명), 미얀마 육군 하사관]
"오랫동안 약 없이 지내는 것이 쉽지 않아요. 제 면역체계는 하루하루 나빠지고 있어요. 더 나빠지면 군 생활을 그만둬야겠죠."
그는 현재 결핵과 당뇨, 에이즈와 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힘든 싸움은 따로 있습니다.
[인터뷰:테인 아웅(가명), 미얀마 육군 하사관]
"군대를 떠나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제가 그런 병에 걸린 사실이 사람들한테 알려지는 것이 수치스러울 뿐이죠."
무엇보다 치료제를 구할 수 없다는 점이 그를 절망으로 몰아넣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져 가는데도 의사들은 그에게 약을 탈 자격이 안 된다고 말합니다.
아웅 씨의 현재 CD4 수치는 289.
미국에 살았다면 490만 돼도 약을 수급할 수 있지만, 미얀마에 사는 아웅 씨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치가 더 내려가길 기다리는 것뿐입니다.
그를 포함한 미얀마의 에이즈 환자들에겐 치료제를 기다리는 것이야말로, 병보다 더한 고통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A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