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홍십자회, 뿌리 깊은 불신 여전

중국 홍십자회, 뿌리 깊은 불신 여전

2013.04.30. 오후 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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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중국의 홍십자회, 즉 적십자사는 민간에서 주도하는 여타 국가들과는 달리 정부 기관의 관리를 받는 반 관영 단체입니다.

몇년 전 잇단 비리 의혹으로 불신의 대상으로 전락했는데, 이번 쓰촨 지진을 계기로 또한번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베이징 서봉국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국의 홍십자회가 최근 쓰촨 루산현 지진과 관련해 전체 모금액 가운데 절반 가량인 5억 6천여만 위안, 우리 돈 천억 원 가량을 모았다는 인민일보 기사입니다.

인민일보는 일부 네티즌들이 홍십자회를 불신하는 것과 달리, 민심은 여전한 신뢰를 보여준다고 글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여론은 급속하게 들끓었습니다.

중국 정부 민정국의 관리 감독을 받는 동시에, 정부 부처와 국영기업 등을 모금 대상으로 삼는 홍십자회가 그 정도 밖에 돈을 모으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지적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인터뷰:시민]
(홍십자회 믿나요?)
"안 믿습니다."
(왜 그렇죠?)
"어쨌든 앞으로 1~2년 안에는 믿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 같은 뿌리 깊은 불신은 지난 2008년 홍십자회에 모인 쓰촨 대지진 성금의 상당 부분을 간부들이 유용했다는 소문에서 비롯됐습니다.

또 2년 전에는 자신을 홍십자회 관계자라고 소개한 한 젊은 여성이 인터넷에 본인의 재산과 고급 스포츠카 등을 자랑하는 사진을 올렸다가 기부금이 반토막이 나는 사태를 맞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자오바이거, 홍십자회 부회장]
"2011년 이른바 '명품녀 사건' 이후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홍십자회 관리와 경영에도 상관이 있는 문제들입니다."

일부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정도의 인물을 수장으로 데려오지 않는 이상 홍십자회의 추락한 이미지를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홍십자회는 지난 1949년 공산정권 수립과 함께 중화민국 적십자사가 타이완으로 옮겨가면서 설립됐습니다.

하지만 숱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동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비난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서봉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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