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그러진 욕망...성중독

일그러진 욕망...성중독

2012.06.23. 오후 3:2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요즘 인터넷 사용자가 늘면서 성중독 환자도 그만큼 많아졌다고 하는데요.

할리우드 배우 데이비드 듀코브니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도 성중독자로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미국에선 성중독 문제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지만 보수적인 영국 사회에서는 그렇지 못합니다.

얼마 전엔, 성중독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셰임'이 런던에서 개봉돼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함께 보시죠.

[리포트]

지하철에서 매력적으로 생긴 한 남자가 맞은편에 앉은 여자를 뚫어지게 쳐다봅니다.

여자는 처음엔 우쭐한 생각이 들지만 이내 불편해집니다.

세계 어느 지하철에서나 일어날 법한 이 상황은 영화 '셰임'의 한 장면입니다.

스티브 매퀸이 감독을 맡은 이 영화는 성중독자의 일상을 우울하면서도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성중독 전문가인 로드니 콜린스 씨는 영화가 매우 사실적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로드니 콜린스, 성중독 전문가]
"캐릭터를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했습니다. 성중독자의 일상을 담담하게 따라가죠. 과도한 감정을 섞지 않고서요. 이른바 성중독 증상을 가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경험들을 묘사하고 있죠."
(the way in which the film was shot, I think what becomes very clear, very quickly is that this is a character, this is a person who goes through life in a fairly numb state, he goes from event to event, person to person without a lot of feeling, or emotion and I think this experience is very much at the core of people who have a difficulty with a sexual activity in a way that we would term sex addiction.)

영화배우인 러셀 브랜드와 데이비드 듀코브니도 자신이 성중독자임을 밝혔고 최근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도 성중독 증상으로 파경을 맞았습니다.

영화는 원래 런던에서 촬영할 계획이었는데 사람들이 쉽게 이야길 털어놓지 않아 뉴욕으로 촬영지를 옮겨야 했다고 '셰임'의 감독인 스티브 매퀸은 말합니다.

[인터뷰:스티브 매퀸, 영화감독]
"원래는 런던에서 찍을 계획이었는데 아무도 성중독 얘기를 안 하려고 하는 겁니다. 공동작가인 애비 모건과 다니면서 물어봤는데 아무도 얘길 안 해주더군요. 아마 타이거 우즈 때문에 한창 시끄러워서였을 거예요."
(That was the idea, the original idea, to film this film in London but what happened was that no one would talk to us about sexual addiction here, myself and Abi Morgan the co-writer, we were like two detectives trying to find out about this subject matter but unfortunately no one wanted to talk to us. I think it was the time of Tiger Woods and that had got into the environment.)

영국에서는 성 중독을 병으로 인정하지 않는데다 이에 대한 연구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영화가 상영 중인 런던 극장가.

시민들의 의견은 분분합니다.

[인터뷰:앤지 웰던]
"그런 것이 존재는 하겠지만 우린 아니에요. 오래 지속되지도 않고 원인도 모르잖아요. 우리가 성중독자처럼 생겼나요?"
(Maybe it does exist, not with us, you know they don't last very long and you don't know why maybe that could be..." (husband Jock speaks) "Do we look like sex addicts?")

[인터뷰:에일린 에드워즈]
"결혼한 남자도 있지만 미혼이거나 이혼한 남자들이 괜히 핑계 대는 거 아닐까요?"
(You get your regular married man then you get people out there that are single maybe, divorced whatever, maybe they use it as an excuse.)

[인터뷰:맥스 웨스트게이트]
"정상적이진 않지만 병으로 분류하긴 좀 그렇죠."
(Maybe it's a little bit off the edge, but I wouldn't classify it as an illness.)

[인터뷰:무함메드 파루디]
"사회적으로 심각한 병인 건 맞지만 어떤 남자들은 핑계로 삼기도 하겠죠."
(I think it's a serious illness out there in society, but some men use it as an excuse as well.)

[인터뷰:테오도르 뷰르셀]
"그런 사람을 개인적으로 알진 못하지만 그런 문제가 존재한다고는 생각해요."
(I haven't got any personal knowledge of somebody, but still I think it's a problem, I think it exists. No.)

마이클 패스밴더가 연기한 주인공 브랜든은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는 주변 사람들한테서 끊임없이 소외감을 느낍니다.

결국 회사 컴퓨터로 포르노를 보고 매춘부와 관계를 맺기 시작합니다.

[인터뷰:로드니 콜린스, 성중독 전문가]
"사람들이 찾아오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지나친 자위나 포르노, 성매매 행위 등이죠. 성 중독은 성행위 자체보다 어느 정도로 통제가 안 되는지, 그 과정이 중요하죠."
(People come for a variety of reasons, things like excess masturbation, things like excess pornography, escorts, fetishes etc., really it's not the sexual activity in and of itself, it's the process of addiction, the lack of control.)

전문가인 콜린스 씨는 성 중독 증상으로 그를 찾는 사람들이 한 해에 무려 30%씩 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로드니 콜린스, 성중독 전문가]
"시간이 가면서 정도가 점차 심해지죠. 가령, 처음엔 약한 수준의 포르노를 가끔씩만 보다가 나중엔 더 적나라한 포르노에 빠져들면서 걱정하기 시작하죠. 통제 불능의 정도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제가 성 중독을 병으로 보는 이유죠."
(what they find over time is that things perhaps increase in some way, maybe if it's pornography they started off using a very low level of pornography very infrequently, but more and more they need to use explicit pornography and it's beginning to concern them in some way. So I think the level of discomfort that comes from that lack of control should be taken very seriously and for that reason I think sex addiction is real.)

이제는 중독이나 우울증을 겪을 때 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MRI를 비롯한 다양한 검사 장치로 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보게 됩니다.

하지만 아직은 알콜 중독이나 우울증에만 사용될 뿐 성 중독에는 사용되지 않습니다.

[인터뷰:로드니 콜린스, 성중독 전문가]
"현재는 대부분의 연구 자료가 미국에 기초하죠. 영국에서는 거의 연구된 것이 없어요. 미국은 성중독 연구에서 여러 가지로 훨씬 앞서가고 있죠. 논의도 훨씬 수월하고 도움 받을 수 있는 창구도 더 많아요."
(so much of the research evidence bases comes from the US at this point in time,/ there's very little here in the UK, in Britain/ so I think the US is just ahead of the curve in many ways and in terms of the exploration of sex addiction perhaps that in many ways makes it easy to discuss and provides more outlets for treatment.)

영화는 시종일관 우울하게 이어지다 비극적으로 끝을 맺습니다.

콜린스 씨는 이 영화를 계기로 현실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