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한 투자 지침서' 첫 공개

중국, '북한 투자 지침서' 첫 공개

2011.05.06. 오전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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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중국 정부가 북한에 투자하려는 자국 기업들에게 북한 투자의 위험성을 상세히 알리는 투자 지침서를 처음으로 공개해 주목됩니다.

중국이 북한과의 외교 마찰을 우려해 은밀하게 다뤄왔던 이런 내용을 공개한 것은 그동안 기업들의 대북 투자 피해가 적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베이징 김승재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상무부 홈페이지에 실린 '국가별 대외투자협력 지침서'입니다.

이 가운데 지난해 9월 작성된 '북한편 지침서'가 눈길을 끕니다.

70쪽에 이르는 지침서는 북한 투자의 매력 요인으로 풍부한 지하 자원과 우수하면서도 저렴한 노동력 등을 꼽았습니다.

그런데 "중국 기업이 북한에서 투자 협력을 할 때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하는가"라는 항목이 눈에 띕니다.

북핵 문제 등에 따른 투자 환경의 위험성, 정보의 불투명성, 투자자금 환수와 분쟁 해결의 어려움 등 북한 투자의 위험성을 조목조목 다뤘습니다.

사실상 투자를 하지 말라는 권고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는 그동안 주북한 중국 대사관에서 북한에 투자하러 온 중국 기업들에게 비밀리에 통보해오던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외교적 마찰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대단히 비공개적이고 비밀리에 통보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북한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빈발하자 이를 공개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젠 모든 기업들이 대북 투자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아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인터뷰: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 상무부 공지에 따라 충분한 위험 리스크를 알려줬음에도 불구하고 투자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막지는 않겠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는 기업이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을 확실히 한 것이죠."

최근 북한과 중국의 경제협력은 정부 차원에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지침서에서 알 수 있듯 북중 경협이 민간 차원에서까지 성과를 거두기는 결코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베이징에서 YTN 김승재[sj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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