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희토류 무기화' 조짐

중국, '희토류 무기화' 조짐

2010.10.02. 오전 09:4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세계 최대의 에너지 소비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최근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세계 곳곳의 자원을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희귀 광물 '희토류' 등을 무기화하려는 경향까지 보이고 있어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김승재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며칠 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양국을 잇는 송유관 준공식에 맞춰 이뤄진 정상회담의 핵심 내용 역시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였습니다.

[녹취:중국 CCTV 보도]
"후진타오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는 송유관을 건설해 석유를 공급하고 석탄, 천연가스, 원자력 발전 등 영역의 합작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엄청난 규모의 '차이나 달러'를 앞세워 자원이 있는 곳이라면 장소를 불문하고 뛰어들고 있습니다.

한 금융정보 제공업체의 통계를 보면 지난해 세계 광산 투자액 가운데 1/3이 중국 기업들로부터 나왔습니다.

아프리카와 중동 등 자원 보고 지역에 일고 있는 '차이나 붐'은 이제 구문이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이제 자원 확보 차원을 벗어나 자국의 풍부한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각종 첨단제품과 군수품에 필수적인 '희토류'의 생산과 공급량이 전세계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희토류 생산량이 많은 남부 5개 성의 정부 인사들이 모여 그동안 민간에 맡겨온 희토류 산업을 정부가 직접 관리 감독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녹취:류렌허, 중국 국토자원부 개발부장]
"전국적인 통합체제를 만들어 희토 광산을 채굴하고, 통일된 지역판매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희토류 수출 할당량을 지난해보다 무려 40%나 줄이는가 하면 가격 통제에까지 나섰습니다.

최근의 영토분쟁에서 일본이 사실상 백기를 든 것도 희토류의 대일 수출 금지 조치가 결정타가 됐다는 분석입니다.

[녹취:이춘근, 한중 과학기술협력센터 대표]
"중국이 일본에 대해서 수출 쿼터를 제한하고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게 되면 일본의 희토류 첨단기술 산업이 커다란 타격을 받게 됩니다."

자원 전문가들은 중동의 석유보다 중국의 희토류 독점이 훨씬 심각한 문제라며 멀지 않아 전세계가 '희토류 대란'을 겪을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김승재[sjkim@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