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슈퍼박테리아' 공포...은폐로 확산?

일본, '슈퍼박테리아' 공포...은폐로 확산?

2010.09.06. 오전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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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이웃 일본 열도가 '슈퍼박테리아'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문제의 박테리아에 집단 감염돼 사망한 사례가 뒤늦게 속속 확인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국은 특히 집단 감염의 은폐 영향 등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이 크다 보고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도쿄 김상우 특파원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김상우 특파원!

일본 열도에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슈퍼박테리아'라는 게 왜 무서운 것인지요?

[리포트]

한마디로 현재 개발돼 사용중인 기존의 어떤 항생제도 듣지 않는 세균이기 때문입니다.

박테리아를 잡기 위해 항생제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데 박테리아가 항생제를 이겨내고 생존하려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것이 바로 이 슈퍼 박테리아입니다.

바꿔말해 항생제에 내성을 갖고 있는 것, 즉 항생제를 써도 효과가 없는 것입니다.

이런 내성균의 출현은 주로 대형병원의 중환자실 등에 입원해 있으면서 면역 능력이 거의 바닥 상태인 환자에게서 발생하며 항생제를 별로 쓸 일이 없는 건강하고 젊은 사람들에게는 거의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입니다.

이번에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슈퍼 박테리아의 일종인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라는 균이 치료를 하는 병원에서 집단적으로 감염됐다는 것 때문에 그렇습니다.

[질문]

일본에서 슈퍼 박테리아의 병원내 집단 감염이 처음인가요?

[답변]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에서 다제내성균의 병원내 집단 감염은 2009년 후쿠오카대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곳은 도쿄의 유명한 대학 병원 가운데 한 곳인 도쿄 데이쿄 대학 의학부 부속병원이라는 곳인데요.

이곳의 중증 입원 환자 가운데 46명이 바로 이 다제내성 세균에 집단 감염돼 지금까지 27명이 숨졌습니다.

이 가운데 9명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바로 이 균의 감염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인 것으로 판정됐습니다.

현재 병원 직원을 통한 병원내 감염으로 추정돼 당국이 감염 경로를 정밀 조사 중입니다.

특히 해당 병원은 지난 4월 집단 감염을 확인했으면서도 이달 들어서야 보고해 은폐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병원 측은 평판이 나빠질 것을 우려한 탓에 수개월간 자체 해결을 시도하며 당국의 협조를 신속히 요청하지 않아 이것이 결국 감염 확산으로 직결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마디로 병원 내에서 쉬쉬했던 것인데 이 병원 직원 대부분도 지난 주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이번 감염 사태를 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쿄 경시청은 업무상 과실치사혐의가 있다고 보고 조사 중입니다.

[질문]

이 슈퍼박테리아의 집단 감염이 이 병원 만이 아니라면서요?

[답변]

아이치현의 한 대학병원인 '후지다 보건위생대학'에서도 집단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도쿄 데이쿄 대학 의학부 부속병원의 집단 감염 사태와 관련한 보도가 나온 뒤 그 다음날에 발표됐는데요, 아이치 현의 '후지다 보건위생대학'에서도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 균에 지난 2월부터 7월말까지 24명이 감염됐으며 이 가운데 6명이 숨진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병원 측은 일단 도쿄의 데이쿄 대학 건과는 달린 이 균의 감염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후생노동성은 문제의 슈퍼 박테리아가 전국 각 병원 등으로 확대됐을 가능성이 크다 보고 정밀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또 특별 대책팀을 신설해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슈퍼박테리아 집단 감염 여부에 대한 긴급 조사와 함께 감시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질문]

일본은 이번 슈퍼 박테리아의 감염 경로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답변]

감염 경로와 관련한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없습니다.

박테리아의 특성상 일본의 유입 경로를 정확히 밝히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일본에서 '아시네토박타 바우마니' 병원 내 감염사고는 앞서 말씀 드린대로 2008년 가을부터 이듬해 즉 지난해 1월에 걸쳐 후쿠오카 대학병원에서 처음 있었습니다.

당시 한국에서 수술을 받았다가 상태가 악화해 이송된 일본인 환자를 통해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추정됐으며 26명이 감염돼 이중 4명이 숨졌지만 병원균 감염과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낮은 것으로 판정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일본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슈퍼박테리아인 '아시네토박타 바우마니' 와 관련해 일본의 NHK는 '도호대학'의 병원 내 감염 전문가의 주장을 인용해서 유럽과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 문제의 슈퍼박테리아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일본 국내에서 확산되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여기서 주목되는 대목은 문제의 박테리아가 확산되고 있는 곳으로 한국을 지목했다는 것인데요.

일단 감염 분야 전문가의 주장에 불과하다고 판단되지만 한국 병원들 역시 슈퍼 박테리아의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감시 체제를 강화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이번 일본 사례에서 보듯, 감염과 관련한 정보 은폐는 결국 더 나쁜 상황을 초래한다는 점과 새롭고 강력한 항생제 개발이 더딘 만큼 항생제 오남용을 줄여 내성균 출현 속도를 늦추는 것이 중요함을 거울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YTN 김상우[kimsa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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