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더 괴로워요"...불황 속 자영업자 한숨

"추석이 더 괴로워요"...불황 속 자영업자 한숨

2018.09.26. 오전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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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주변의 이웃들을 돌아보는 시간.

오늘은 불황에 힘들어하는 자영업자들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연휴 기간 사람은 구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일손을 놓을 수도 없는 이중고에 한숨만 늘고 있습니다.

김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3년째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민수 씨는 명절 연휴가 가장 괴롭습니다.

명절에도 일하겠다는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워, 두 명이 할 일을 꼬박 17시간씩 혼자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추석 당일 반나절 정도는 문을 닫고 차례도 지내고 싶지만, 365일 24시간 운영해야 한다는 계약 조건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하루라도 문을 닫으면 전기료를 포함해 본사로부터 받는 지원이 뚝 끊겨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실제로 설문 결과 편의점주 10명 가운데 8명은 명절에 자율 영업을 원한다고 답했고, 실제로 연중무휴를 기치로 내건 본사에 연휴 휴업을 요구하는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박민수 / 편의점 주인 : 힘든 점이 많아요. 명절에는 아르바이트생이 거의 100 프로 쉰다고 보시면 되고요, 구할 수도 없고. 힘들고 장사는 안 되는데 문은 닫을 수도 없고….]

반대로 가게 문을 열고 싶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연휴 내내 쉬어야 하는 곳도 있습니다.

테이블 7개 규모의 작은 분식점은 나흘만 쉬어도 한 달 임대료에 달하는 2백만 원 가까이 매출이 줄어 타격이 큽니다.

하지만 가파르게 오른 종업원 5명의 인건비 부담에 휴일 추가수당까지 생각하면 차라리 문을 닫는 게 낫다고 말합니다.

[분식점 사장 : 연휴가 길 경우에는 작은 자영업자들한테는 거의 한 달 임대료가 안 나온다고 보시면 되거든요. 사흘 연휴도 자영업자는 굉장히 금전적으로 타격이 큽니다.]

이런저런 현실적 고민 속에 연휴 내내 나 홀로 영업에 나선 곳도 있습니다.

손님 한 명이 아쉬운 상황에서 한 푼이라도 더 벌자는 생각에 매일 12시간 넘게 혼자 일하다 보니, 창업 이후 명절 귀성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정재 / 커피숍 주인 : 추석이나 설날 때 시골 한 번도 못 가고…두 명이 일하면 수월하긴 한데, 인건비 차이가 너무 많이 나니까 실질적으로 쓰진 못해요 사실상.]

아등바등, 부지런히 가게를 꾸려봐도 팍팍한 여건 탓에 1인 자영업자들의 폐업신고가 줄을 잇는 등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풍성한 결실의 상징 한가위, 민족 최대 명절을 맞아 모두가 즐거운 연휴에도 불경기의 그늘 속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YTN 김태민[tm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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