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땅 밟는 날 기대"...실향민 합동 차례

"고향 땅 밟는 날 기대"...실향민 합동 차례

2018.09.24. 오후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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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녘이 고향인 실향민들은 이번 추석에도 파주 임진각을 찾아 합동 차례를 지내며 망향의 한을 달랬습니다.

실향민들은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며 하루빨리 고향 땅을 밟는 날이 오길 염원했습니다.

차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북녘을 지척에 둔 파주 임진각 제단에 실향민 가족들이 정성스레 절을 올립니다.

9살에 어머니를 따라 38선을 건너온 소년은 어느새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이 되어 망배단을 찾았습니다.

두 손 모아 공손히 잔을 올려봐도 어릴 적 뛰놀던 고향에 대한 아련한 마음은 지울 수 없습니다.

[김기호 / 실향민 : 내년에는 내 고향에서 이렇게 성묘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고향 가는 길은 아직도 눈에 선해요.]

매년 명절마다 찾는 임진각이지만, 올해 추석은 감회가 남다릅니다.

함흥에 두고 온 여동생을 살아생전 다시 볼 날이 찾아올까, 아흔이 넘은 어르신도 먹먹함에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김명자 / 실향민 : 제가 이제 살아봐야 얼마나 살겠어요. 나이도 92살인데요. 고향 땅 함흥 가서 밟아보고 왔으면 좋겠네요. 그게 소원이에요.]

돌아가는 길이 아쉬운 실향민들은 전망대에 올라 손에 잡힐 듯한 북녘땅을 한 번 더 바라봅니다.

애틋하기는 가족들도 마찬가지.

남북 두 정상이 백두산 천지에 올라 두 손을 맞잡은 것처럼 언젠가 아버지의 고향 산천을 자유롭게 오갈 그 날을 마음속에 그려봅니다.

[김철주 / 실향민 가족 : 내년에는 아버지, 어머니 모시고 북에 가서 평양 옥류관 냉면 한번 대접하고 싶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

실향민들은 추석의 넉넉함을 한껏 즐기진 못했지만, 곧 고향 땅을 밟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망향의 한을 달랬습니다.

YTN 차정윤[jych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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