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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의출발새아침] '대.박.자.송'이 대세? 극단적 콘텐츠에 빠지는 아이들
[김호성의출발새아침] '대.박.자.송'이 대세? 극단적 콘텐츠에 빠지는 아이들
Posted : 2018-09-13 09:20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9월 13일 (목요일) 
□ 출연자 : 김성수 문화평론가

-가사 프랭크 놀이와 함께 대.박.자.송 학생들 사이 인기
-단순하고 강력한 후크...따라 부르기 쉬운 특징
-포크가수 ‘교문앞병아리’...대부분 청춘 관련 시니컬 음악 했어
-현실을 자조적으로 노래하는 것도 ‘포크’의 한 흐름
-대.박.자.송 만든 이유? “자존감 낮은 아이들에게 힘 되고자”
-노래 구조적 특성이 점화효과...비극적 결과 초래 가능성 우려
-SNS ‘자해 인증’ 놀이 등과 부정적 시너지 우려
-무조건적인 금지보다 근본적 원인 찾아 대책 마련해야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요. 요즘 초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곡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 노래를 한 번 들어보려고요. 유튜브 접속을 해봤어요. 그랬더니 ‘본 영상은 만19세 미만의 청소년이 이용할 수 없습니다. 성인인증 절차를 거치려면…’ 이런 전제가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초등학생들이 무척 많이 듣고 있다고 해요. 제가 노래 제목이 좀 자극적이어서 딱 한 번만 언급하고 순화된 표현으로 하도록 하죠. 노래 제목이 ‘대가리 박고 자살하자’ 이런 제목입니다. 세상에 무슨 노래 제목이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분명히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초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열풍이란 겁니다. 왜 그런지요. 현상의 이면을 한 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 오늘 3부를 마련했습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죠. 안녕하십니까. 

◆ 김성수 문화평론가(이하 김성수): 안녕하세요. 김성수입니다.

◇ 김호성: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어서요. 제가 잠시 주춤했습니다만, ‘대박자’ 이렇게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노래죠?

◆ 김성수: 한마디로 지금 현재 청춘들이 겪고 있는 절망감, 그리고 자존감의 상실, 이런 것들을 아주 선정적인 언어를 사용해서 직설적으로 표현한 노래입니다. 그런데 이런 노래들이 현실을 고발하는 측면에서의 유용가치가 좀 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우리 현실이 얼마나 척박하면 청춘들이 이런 노래까지도 하면서 자기 스스로를 자해하고 있을까, 이렇게 생각되는. 그러니까 이 사회를 절실하게 반영하고 있는 콘텐츠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 노래의 구조적 특징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점들 때문에 사실은 일종의 점화효과라고 해서 특별하게 우울감에 많이 빠져있거나 혹은 정말 비슷하게 이런 현실 속에서 희망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혹시라도 이런 비극적인 종말을 등떠밀고 있는 그런 노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로 분석해야 하는 그런 문화현상이라고 봐야 하는 것이죠.

◇ 김호성: 자극적인 소재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간에 이게 지금 사회적인 함의가 무엇인가에 대해 짚어보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했던 것이고요. 지난 9월 12일이 사실 자살예방의 날이었어요. 그리고 여전히 OECD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참으로 안타까운 배경도 있어서 이런 것들을 사회적인 현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하나의 단면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누가 만든 곡입니까?

◆ 김성수: 교문앞병아리라고 하는 팀인데요. 포크 가수들입니다. 3인조 혼성그룹이고요. 지금까지 내놓은 노래들이 대부분 우리 젊은 청춘들의 현실을 아주 시니컬하게 조롱하거나 혹은 날카롭게 현실을 고스란히 폭로하는 노래를 만들었던 팀인데. 사실 우리 포크의 전통 중에 이런 흐름들이 있었습니다. 혹시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김민기라고 하는 포크의 정말 원조죠. 대가가 만든 ‘공장의 불빛’이라고 하는 일종의 뮤지컬이 있었는데요. 거기에 보면 ‘서방님의 손가락은 6개래요’라고 하는, 비슷하게 우리의 그때 당시 현실을 아주 자조적으로 공격하는 듯한 노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노래들은 기본적으로 희망을 추구하는 그런 메시지를 담고 있는 보완적인 노래와 함께 소개됐는데 이번에 이 노래 같은 경우는 전형적인 인터넷 놀이문화와 결합되면서 지금 현재 인터넷에 범람하고 있는 자해, 자존감에 대한 비하, 이런 문화와 접맥돼버렸어요. 그런 측면에서 원래 이 노래가 원했던 그런 목적과는 다르게 어떤 사회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호성: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굉장히 다양할 수 있잖아요. 특히 조금 전에 포크의 전통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는데, 과거에 이런 것이 전혀 없던 것이 아니고 있었고 그런 전통은 면면히 이어져오고 있는 과정에서 최근에 나오고 있는 하나의 소재인 거예요.

◆ 김성수: 이것 하나를 더 덧붙여서 말씀드리면 교문앞병아리라고 하는 팀이 이 노래를 만든 이유를 스스로가 이야기했는데, 이게 변명이 아니라 진짜 이렇게 믿었거든요.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이 자신의 문제점을 웃음으로 승화시킨 노래를 들으면 조금은 힘이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실제로 노래 멜로디는 동요처럼 느껴지고 뭔가 되도록 밝게 표현하려고 하는 의도가 보여요. 그러니까 자기 스스로를 비하하는 가사를 읊조리고는 있지만 그것을 서로 농담처럼, 나는 이렇게 개멍청이야, 이러면서 농담처럼 풀기를 원했던 노래인데. 그런데 이 노래가 지금 받아들여지고 있는 양태는 그게 아니거든요. 자기가 이만큼 힘들다고 하는 걸 다른 사람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려고 하는 도구로 사용되거나, 아니면 실제로 이 상황에 과도하게 몰입해서 자기와 노래 안의 화자가 동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세상에 존재해선 안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하는 이런 데로 활용되고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 김호성: 지금 멜로디가 나오는   것 같은데요. 이 멜로디만 들어보면 굉장히 통통 튀는 발랄하고 신나는 리듬이에요. 가사가 그런데 정작 어떻다는 거예요? 대략적으로 소개를 해주신다면요?

◆ 김성수: 그렇습니다. 가사가 나는 개멍청이고, 몸치 음치 길치를 다 모아놓은 몸뚱어리고. 특히 머리를 비하해서 대가리라고 표현하면서 머리가 장식품이다. 그래서 내 차례는 끝났으니 사요나라다. 이러면서 그다음에 아까 말씀하셨던 이 노래의 제목이 계속 후크처럼 반복되는데, 이 노래의 제목이 담고 있는 것은 투신자살을 의미하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노래가 지금 현재 우리의 삶에서 존재하고 있는, 특히 젊은 청춘들의 절망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잘 드러내고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후크로 반복되는 부분을 듣다 보면 실제로 이런 결단들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 라는 그런 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 측면에서 상당히 분석해야 하는 노래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호성: 실제로 유튜브 조회수가 얼마나 되나요?

◆ 김성수: 지금 유튜브 조회수가 146만을 넘었는데 이건 가장, 이 노래 자체만 딱 올라가 있는 콘텐츠가 그런 거고, 파생 콘텐츠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뒤에서도 이야기하겠지만 인터넷 놀이문화랑 결합하면서 이 가사가 굉장히 많은 다른 2차 3차 콘텐츠를 만들게끔 했고, 그 콘텐츠까지 합하면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세칭 대박난 콘텐츠인데요. 문제는 이게 2차 3차 콘텐츠로 가면 갈수록 부정적인 의도로 활용되고 있다는 겁니다. 애초에 1차 콘텐츠 자체는 가수들이 생각하고 있는 그런 방향으로 읽어내는 사람들이 거의 90%예요. 그런데 2차 3차 콘텐츠로 갈 때에는 이것을 부정적인 의도로 생각하고 활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퍼센티지를 키우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 현재 우울하고 자존감이 없는 그런 상태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극단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끔 하는, 그런 작용을 하는 것이죠.

◇ 김호성: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라는 것이 비판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사회, 그 사회의 변화, 변화를 일으키는 에너지로 갈 수 있는 방향으로 된다는 것이 당초 의도했던 바였다고 한다면 그것과는 전혀 반대로 갈 수도 있다는 것 아니에요.

◆ 김성수: 그렇습니다. 지금 이 노래의 메커니즘과 이 노래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심리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일단 노래가 굉장히 쉽습니다. 그리고 따라 부르기 쉬워요. 그리고 따라 부르는 방식이 비슷한 쉬운 멜로디를 똑같은 가사로 얹어서 후크를 만들어서 받아들이게 합니다. 그러면 두어 번만 이 노래를 들어보면 흥얼거리면서 그 후크 부분을 따라하게 돼 있어요. 그래서 지금 초등학생들한테 특히나 인기가 있어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특별하게 인기를 끌었던 노래들을 분석해보면 이런 강력한 후크들이 있는 노래들은요. 최근에 아이콘이라고 하는 팀이 불렀던 노래 있지 않습니까. 그 노래 같은 경우도 역시 후크가 굉장히 강력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그것을 초등학생들이 따라 부르게 되고, 그게 결과적으로 아이콘이라고 하는 팀을 굉장히 다시 사랑받게 만들었던 것으로 작용했는데 이것도 역시 핵심적인 메시지가 들어있는, 그리고 굉장히 강렬하게 사람들로 하여금 극단적 선택을 밀어붙이는 것 같은 가사가 후크에 들어가서 그것을 반복해서 놀이처럼 받아들이고 부르게 된다는 건데, 그러다 보니까 이것을 그 다음 사람들이 그 다음 사람들이 들으면서 확산될 때에는 전혀 원래의 콘텐츠하고는 다른 콘텐츠로 받아들이게 되는 거고요.

◇ 김호성: 그래서 여가부에서는 유해매체물로 지정한 건가요?

◆ 김성수: 그렇습니다. 왜냐면 초등학생들이 받아들일 때 애초에 콘텐츠가 요구했던 의도는 사라져버리고, 가사에서 공격하는 듯한 가사들만 가슴에 파고들게 되거든요. 그렇게 됐을 때에는 서로를 비하하는 데에 활용되고. 그리고 실제로 지금 이게 놀이로써 전파되고 있는데 프랭크 놀이라는 게 있습니다. 프랭크 놀이가 뭐냐면 노래는 들려주지 않고 가사만 따서 문자로 보낸다거나 SNS에 올린다거나 하면서 상대의 반응을 보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상대가 반응하는 걸 갖고 조롱하기도 하고, 또 상대의 관심을 유도하면서 즐기기도 하는 이런 문화와 맞닥뜨려지게 되니까 더욱더 자존감의 훼손, 자살에 대한 공유, 이런 걸로 활용돼서 그래서 여가부에서는 어쩔 수 없이 유해매체로 지정할 수밖에 없던 겁니다.

◇ 김호성: 그런데 이걸 막아놓는다고요. 이것이 무슨 호기심을 막을 방법까지는 없고, 어떻게 보면 모든 금지는 더욱더 욕망을 부추기는 거잖아요

◆ 김성수: 맞습니다. 그래서 사실 이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고요. 실제로 가장 원칙적인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문화콘텐츠라고 하는 것은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면 잘못된 현실을 바꿔줘야겠죠. 실제로 이런 가사들이 어디서부터 출발했느냐면요. 실제로 이 가사를 왜 짓게 됐느냐고 가수들한테 물어봤더니 실제로 이런 말들을 사용하고 있다는 거예요. 20대들. 누구한테서 이런 이야기를 주로 듣느냐. 부모나 기성세대들한테 듣는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20대들의 자존감을 훼손시키고 있는 기성세대의 잘못된 평가와 그 평가를 가능하게끔 하는 잘못된 경쟁 시스템을 없애기 전에는 이런 문화들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문제를 원칙적으로 해결해줘야 하고요. 그다음에 1차적으로 눈앞에 생기는 문제들을 해결해주기 위해서는 이런 콘텐츠들이 결정적인 게 아니라 실제로 자존감이 다치고 있는 20대들의 상황이 문제죠. 이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일자리를 주고, 새로운 희망을 품게 만들어주는 그런 정책들이 시급하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제가 오프닝을 통해서도 오늘 고용지수 관련된 이야기도 하고 그랬는데요. 청년들이 실업률 워낙 높아져서 자존감도 낮아진다는데 그런 배경이 있지 않나. 근본적인 원인 해결책이 어떤 건지를 대충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김성수: 물러갑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김성수 문화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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