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잇 도배된 '무개념' 송도 불법주차 차량

포스트 잇 도배된 '무개념' 송도 불법주차 차량

2018.08.30. 오후 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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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정혜, 변호사 / 김성완, 시사평론가

[앵커]
나흘 만에 동네 명물이 된 차 한 대가 있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보고 오겠습니다.

포스트잇으로 도배가 된 승용차의 모습을 함께 보셨습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아파트 입주민들이 붙여놓은 거라고 하는데. 평론가님,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인터뷰]
사흘 전에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50대 주민이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죠. 아파트에 차량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꾸 주차를 했던 거예요. 그러니까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경비원들이 왜 주차 등록을 하지 않고 주차를 하느냐 이러면서 주차위반, 자체적으로 만든 주차위반 스티커를 계속 반복해서 붙였던 거죠. 그런데 여기에 여성이 화가 나서 경비원한테 폭언을 퍼부은 다음에 그 아파트 정문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출입구를 자신의 승용차로 아예 막아버린 겁니다.

그러니까 아파트 주민들 입장에서 정문으로 들어가는 주차장이 막혀 있으니까 후문으로 돌아가는 불편함을 계속 겪다가 그날 밤까지 전화도 하고 이거 차량을 빼달라고 요구했는데도 차량을 빼지 않으니까 밤에 한 주민 20여 명이 나타나서 이 차량을 아예 들어서 인도 쪽으로 옮겨버린 거죠.

그런데 그러고 난 다음에도 자신의 차를 계속 빼지 않고 있으니까 아파트 주민들이 그 사이 경찰에도 신고를 해 봤지만 이건 사유지이기 때문에 경찰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이렇게 판단을 하고 아파트 주민들이 자구책을 마련하면서 그 아파트 입주민 50대 여성한테 항의하는 뜻에서 저렇게 포스트잇에다 항의 글을 써서 붙여놓기 시작했던 거죠.

[앵커]
지금 주차장 입구에다가 승용차를 그대로 세워놨다. 그래서 입주민들이 화가 나서 승용차를 지금 조금 전에 보신 화면을 보면 지금은 주차장 입구에 세워져 있는 게 아니라 인도에 옮겨져 있는 상황으로 보이거든요.

[인터뷰]
그런데 저게 며칠째 계속되는 게 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해서 일반교통방해죄로 조사하겠다, 출석하겠다, 이 50대 여성이 이야기할 정도면 지금 상황을 파악하고 있을 텐데 현재까지 며칠째 저렇게 차량을 치우지 않고 이동하지 않는 점도 굉장히 문제이고요.

이 50대 여성은 이 주차위반 스티커를 너무 본드 같은 걸로 붙여서 화가 났다, 잘 떼어지지도 않고. 그러면서 관리사무소에 사과를 요구했다고 하는데 약간의 인식에 대한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관리사무소 입장은 우리는 규정대로 했을 뿐이고 규정을 지켜야 되는데 규정을 위반해서 저런 스티커를 붙였는데 되레 사과하라고 하니까 우리는 사과할 수 없다. 그런데 50대 주민은 또 사과하라. 그런데 저렇게 대치하면서 선량한 다른 입주민들의 불편을 야기하는 거거든요.

그리고 이런 문제가 알려져서 뉴스에까지 나올 정도라고 한다면 즉시 저 차량을 빼야 하는 게 정상인데 또 차량 안에 있던 골프백은 가져갔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여전히 저렇게 방치하면서 어떻게 보면 흉물처럼 저렇게 사람들이 스티커로 메모지를 붙일 정도로 분노에 차 있는데도 조치를 즉각 하지 않아서 지금 비난이 일고 있는 것인데요. 지금 문제의 소지는 원래 이 아파트는 한 대까지는 무료 주차가 되지만 차량이 1대 추가 될 때마다 1만 5000원의 비용을 관리비로 더 내야 된다고 합니다.

아마도 사안을 더 따져봐야겠지만 이 1만 5000원을 더 내기 싫어서 어려워서 주차등록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고요. 그런 경위로 살펴보면 누가 규정을 위반했는지 좀 명확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게 지금까지 며칠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입주민과 관리사무소에 사과하지 않는 이 태도, 이게 도덕적으로 더 비난 가능성이 높지 않은가 생각이 듭니다.

[앵커]
일단 차량을 안 치우면서 안에 있는 골프가방만 빼갔다, 이런 얘기들이 입주민들을 통해서 전해지고 있는 그런 상황이고요. 그러면 지금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경찰에 신고가 됐습니다. 앞으로는 조사가 어떻게 진행돼야 될까요?

[인터뷰]
그러니까 일반교통방해죄라고 하는 건 뭐냐 하면 사유지라고 하더라도, 내 토지라고 하더라도 도로로서 통행이 돼야 하는 걸 막아버리면 일반교통방해죄로 처벌할 가능성이 높고요. 실제로 경찰도 이 죄명으로 입건해서 수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요.

여성도 출석하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문제는 사실은 경찰이 조금 더 조기에 적극적으로 조치를 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최초에 주민들이 이거 견인 조치 좀 해 주세요. 우리 교통을 방해하고 있는 어떻게 보면 범죄현장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경찰에서는 여기가 사유지이기 때문에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니어서 우리가 견인조치 할 수 없다. 말하자면 불법 주정차로 제재를 내릴 수 있는 도로는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견인조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는데 적극적으로 법을 해석하면 견인조치 못 할 이유가 없거든요.

말하자면 아까 범죄, 일반교통방해죄라는 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다른 입주민들한테 불편을 감수하고 불법행위를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불법행위를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할 수 있는 의무와 권한이 경찰에 있지 않을까라는 아쉬움도 가져보고요.

초기에 조치했다고 한다면 저렇게 입주민들이 며칠째 저렇게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관리사무소도 규정대로 했다고는 하지만 조금 더 대화를 하고 설득을 하고 그래서 오해가 있다면 풀고 그런 여러 가지 중재적인 노력을 해야 되는 거 아닐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 50대 주민, 본인 때문에 지금 퇴근 시간에 차를 뱅뱅 돌려서 간 주민에게는 적어도 사과를 해야 되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앵커]
지금 많은 주민들이 피해를 본 상황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이게 풀려나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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