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명 사기 친 10대 '가출팸'...처벌은 솜방망이

130명 사기 친 10대 '가출팸'...처벌은 솜방망이

2018.08.28. 오전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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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상훈, 전 서울경찰청 범죄심리분석관 / 김광삼, 변호사

[앵커]
이른바 가출팸 생활을 하던 가출 청소년들이 모텔비 등을 벌려고 인터넷 사기로 수천만원을 챙겼다가 경찰에 붙잡히면서 가출팸이라는 것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가출팸, 어떤 단어인가요? 새로 생긴 것 같은데요.

[인터뷰]
가출 하면 집을 나오는 거잖아요. 그런데 청소년들, 특히 20대, 15세에서 20대 가출 청소년들이 마치 가족처럼 팸은 패밀리를 줄여서 팸이라고 하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조직생활을 하는 거죠. 노숙하는 경우도 있고 모텔 아니면 PC방을 전전하면서 자기들만의 세계를 일단 구성을 하고 거기에서 이탈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거죠.

왜냐하면 가족 구성원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이탈하려고 하면 거기에 대해서 협박하고 폭행하고 감금하고 이런 상황이 되는 거고.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점이 이러한 조직을 구성해서 그냥 같이 어울려 다니는 게 아니고 범죄행위를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여기에서 추가 한번 드리면 가출이라고 하는 것을 우리 기성세대가 잘못 이해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가출이라는 게 집을 완전히 나가서 떠돌아다닌다고 생각하시는데 그게 아니라 일종의 출근형 가출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학교를 간다고 하고 바깥에 돌아다니고 2박 3일 뒤에 다시 돌아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건 경찰에 가출신고가 돼 있지 않은 가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많이 되는 거죠. 왜냐하면 가출 신고가 되어 있다면 사실은 경찰의 특정한 망에 드러나는데 이건 드러나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사실은 가출팸이 위험하고 사실 이걸 찾기가 되게 어려운 부분이죠. 경찰에서도 골치아파하는 부분이 그 부분입니다.

부모님은 학교 갔다고 알고 있는데 아이들은 나가서 범죄를 저지르는 겁니다. 그래서 가출팸이 위험하다고 하는 겁니다.

[앵커]
지금 범죄 관련된 얘기를 해봤는데 이번에 붙잡힌 가출팸 같은 경우에는 규모도 상당하다고 하고요. 그리고 역할을 분담해서 조직적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 이렇게 얘기가 나왔습니다.

[인터뷰]
한 17명 정도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주로 인터넷 사이트에 가면 중고사이트가 있어요.

중고사이트에서 휴대폰을 팔겠다, 아니면 다른 물품을 팔겠다고 해서 돈만 받는 거죠. 또 우리가 가장 청소년들이 많이 하는 것이 게임머니거든요.

게임머니에서 내가 가지고 있으니까 돈을 보내라. 그러면 게임 아이템을 주겠다 이런 식으로 해서 사기행각을 했는데 피해자가 130여 명 정도 되고요.

금액은 2500만 원 정도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이 일당의 가장 우두머리인 박 모 씨라는 사람인데 이 사람이 기존에 동종 전과만 4번 정도 있어요.

그러면서 가출 청소년들을 지인을 통해서 아니면 다른 루트를 통해서 포섭을 하고 포섭이 된 다음에는 범죄행위를 일삼는 거죠.

그런데 일반적으로 아까 말씀처럼 조직적인 가출팸의 어떠한 범죄 행태를 보면 절도가 상당히 있습니다.

그래서 절도하는 방법, 예를 들어서 편의점 가서 어떤 식으로 절도를 한다랄지 아니면 층이 낮은 다세대 주택 그런 데서 범행 방법을 서로 공유하면서 단순 절도에 가담하는 경우가 있고요.

그리고 두 번째로 또 요즘 흔히 많이 생기는 것이 성매매예요. 그러니까 가출팸 안에 남녀가 공용으로 있다 보니까 돈을 벌어야겠다.

그러면 남자들이 성매매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가서 유혹을 하고 그다음에 가출팸 안에 있는 여자 청소년과 연결시켜주면서 돈을 받는 그런 경우.

그다음에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소액 사기가 있죠. 인터넷 중고사이트 등을 통해서 휴대폰을 팔겠다고 돈을 받는다랄지 아니면 게임머니와 관련된 부분, 그리고 가장 문제가 되는 것들이 지금 사실 이러한 범죄가 일반적인 강력범죄에 비해서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게 좀 더 불어나고일반화되면서 강력범죄로 가는 게 굉장히 문제가 돼요.그래서 마치 조직폭력배처럼 범죄단체를 조직을 하고 그로 인해서 폭행이나 협박 정도가 굉장히 심해지고 흉기를 들고 하고 이런 것들이 앞으로 흉포화될 수 있는 문제의 소지가 굉장히 많다는 것에 대해서 저희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봅니다.

[인터뷰]
저희들이 보통 또래포주라고 합니다. 또래포주라는 개념을 씁니다. 변호사님이 말씀하신 두 번째 단계가 또래포주 단계입니다.

세 번째 단계는 갱이 되기 전, 조직폭력배가 되기 전 링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약간 형식이 갖춰지지 않은 형태의 조폭 전 단계인 어린아이들을 링이라는 개념으로 하는데 사실 우리는 그런 개념을 현 실태가 없기 때문에 학문적으로 연구되지 않고 있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그런데 매우 위험스럽게 존재하는.

왜냐하면 이 아이들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통계상 그리고 경찰의 망 상에 안 나타나기 때문에. 그런데 알고는 있습니다. 그런 범죄를 하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실 위험성이 더 높은 거죠.

[앵커]
그러면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 10대들의 처벌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이런 분석이 있기도 합니다.

[인터뷰]
그렇죠. 그래서 문제가 많이 나오고 있죠. 특히 형사 미성년자. 아니면 18세 이하의 경우에는 거의 처음 범행을 저지르면 보호처분이라는 것을 해요.

보호처분이 결국은 보호관찰을 받는 거거든요. 그래서 법무부에 있는 보호관찰소에 가서 정기적으로 가서 보고하고 그런 건데 너무 형식적으로 이루어지죠.

그러니까 법무부 자체를 뭐라고 하는 게 아니고 실질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재정, 예산 그다음 인원이 굉장히 충원돼야 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이 되고 있지 않아요. 미국 같은 데는 보호관찰요원이 직접 집도 방문하고요. 그다음 걔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그런 것들도 관찰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인원이 없어요. 그냥 본인이 보호관찰소에 가서 내가 뭐 했다. 아무런 문제가 없고 지역을 떠나지 않았다.

그런 정도밖에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보호처분의 어떠한 것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고 이번에 17명 같은 경우에도 박 모 씨가 거기서 어떻게 보면 두목 역할을 하는데 너희들이 잡히면 나 혼자 했다고 얘기해라.

그러면 너희는 단순 보호처분밖에 받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얘기했다는 거예요. 그리고 지금 17명 중에 대다수가 보호처분 받은 전력이 있어요.

보호처분이라는 것은 보호관찰을 하고 보호를 함으로써 사회에 잘 복귀하도록 만드는 게 보호처분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범죄 조직 자체 17명 대부분이 보호처분 받았다는 것은 보호처분의 효과가 얼마나 없는가를 반증한다고 볼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대책도 중요하지만 그중 하나가 보호처분의 실질화를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물론 처벌도 중요하겠죠.

그러나 처벌 자체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일반 예방적 효과, 이렇게 형이 세면 내가 하면 안 되겠다 그런 거에 불과하지만 청소년들은 그런 능력이 사실 변별능력이 많지 않거든요.

일단 범죄 발생을 예방하는 것, 그리고 발생 후 다시 재범을 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제도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지금 잠깐 언급해 주셨는데 사실 진짜 어른들의 보호를 받으면서 밝게 자라야 할 청소년들이 이런 범죄에 노출된다는 게 상당히 안타까운데요.

사회적으로 어떤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전문가 중 일부는 청소년청 같은 전문 부서가 있어야 한다. 지금은 그런 부서 자체가 없습니다. 그리고 흩어져 있습니다.

학교전담경찰관이 있고 여성가족부 내에 청소년을 담당하는 조직이 있지만 이게 통합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아까 변호사님 말씀하신 것처럼 이것이 흩어져서 집중적이지 않고 보호처분을 받는 쪽과 지금 범죄를 행한 쪽이 나눠져 있기 때문에 통합적 관리가 안 되어 있거든요.

그런 망 자체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되고 있고요. 그래서 이름이 뭐라고 되든 청소년청이든 청소년 무슨 부이든 실질적인 사법권을 가지고 조금 더 보호관찰관이 확대되는 쪽까지 포괄할 수 있는 거면 적어도 우리가 나가 있는 학교 밖 청소년이 40만 명 된다고 합니다.

굉장히 많은 인원이죠. 그런데 그게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겁니다. 그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앞으로 사회적으로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배상훈 전 서울경찰청 범죄심리분석관 그리고 김광삼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두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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