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의출발새아침] 과천 토막살인 현장 가보니... 리벤지·사후적 공범 가능성

[김호성의출발새아침] 과천 토막살인 현장 가보니... 리벤지·사후적 공범 가능성

2018.08.21. 오전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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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의출발새아침] 과천 토막살인 현장 가보니... 리벤지·사후적 공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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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8월 21일 (화요일) 
□ 출연자 : 백기종 前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정확한 사망 원인, 2주 후에 나올 듯
-피해자 시신 훼손으로 볼 때 범행도구는 일반 공구 추측
-지난 10일, 휴대폰 전원 끊겨...다음 날 사망한 것으로 추정
-시신 옷 입은 상태에서 분리 처리...범죄 급박하게 진행됐을 것
-시신 발견 장소, 사람·차량 왕래 많은 곳...시신처리 너무 허술
-공범이 시신 유기했을 가능성 높아...계획적 살인일 것
-가해자, 시신 유기 장소 자주 다니던 사람일 것
-개인적 원한이나 채무, 치정 살인사건 중 하나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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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엽기적인 사건, 최근에 많이 보도되고 있는데요. 정말 영화보다도 더 심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 사건이 또 하나 벌어졌습니다. ‘과천 서울대공원 토막살인 사건’이 그제 보도됐죠. 국과수에서 1차 부검을 했습니다. 뚜렷한 사인이 나오지 않았고요. 자칫 사건이 장기화하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을 직접 취재하고 다녀오신 분이세요.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전화로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팀장님, 안녕하십니까. 

◆ 백기종 前 수서경찰서 강력팀장(이하 백기종): 안녕하십니까. 백기종입니다. 

◇ 김호성: 어떻게, 현장을 다녀오셨어요?

◆ 백기종: 네. 지난번 강진 여고생 실종 살인사건 때도 현장을 다녀왔습니다만, 여러 가지 방송이라든가 확인을 직접 해보고 싶어서 어제도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김호성: 지금 사인을 단정하기 어렵다, 시신이 워낙 심하게 부패돼서요. 그런데 어떻게 지금 사인을 확인할 수 있을까요?

◆ 백기종: 네. 보통 강력사건에 있어서는 신체에 상처를 입혔을 때 실혈사 라고 합니다, 법의학 용어로. 신체 내에서 피 혈액이 많이 빠져나가는 것 때문에 사망하시는데 이런 형태나, 아니면 목 조름 형태의 질식사, 그리고 약·독극물에 의한 중독 사망 등으로 분류되죠. 어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는 시신의 부패로 인해서 정확한 사인, 죽음의 원인을 알 수 없다. 이렇게 드러났거든요. 그리고 좀 더 정확한 사망 원인은 2주쯤 후에 나올 걸로 알려졌는데, 다만 피해자의 머리나 몸통이나 발쪽 시신을 훼손한 부분은 일반적인 공구로 사용했다고 하고, 얼굴도 일부 훼손은 사후에 일어난 걸로 지금 확인되고 있습니다.

◇ 김호성: 얼굴에 큰 상처가 있다는 것은 그러면 지금 말씀하신 사후에 나타난 상처일까요, 아니면 그 이전에 살해당했을 당시에 난 걸까요?

◆ 백기종: 공구로 인한 시신 훼손 및 절단 등은 사후 행위로 알려지고 있습니다만, 신체 다른 부분에 있는 상처나 얼굴의 상처는 아직까지 확실하게 단정 짓기 어렵다는 것이죠. 상처 등으로 인한 사망 원인 등에 대해서는 부검 정밀 감정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겠다. 이런 상황입니다.

◇ 김호성: 이게 일부만 발견된 겁니까, 아직 발견되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까? 

◆ 백기종: 거의 세 부분으로 분리훼손 된 부분이 거의 대다수 발견된 걸로 지금 알려졌기 때문에 다른 신체 부위는 발견이 안 됐다고 하는 부분은 잘못 알려진 것 같습니다.

◇ 김호성: 피해자는 누굽니까?

◆ 백기종: 사실 피해자는 20여 년 전부터 가족과 떨어져 살고 있는 사람인데요.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경기도 지역에서 생활하는 분인데, 한 달 전에 요식업에 종사하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한 51세 된 남모 씨로 밝혀졌죠. 그런데 이분의 생활패턴이라든가 주거지, 지인과의 만남, 이런 정확한 부분은 수사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기가 곤란한 것 같습니다.

◇ 김호성: 범죄 전력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지금 파악되지 않겠군요, 그러면?

◆ 백기종: 네. 사실 사건 발생하면 피해자의 평소 성격이나 생활패턴, 또 주변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범죄 경력 등이 중요한 수사 단서로 떠오르기도 합니다. 과천 시신 토막 살인사건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모아져서 수사의 단서로 활용하는데 지금 수사 진행 중인 사안에서 언급한다는 것은 조금 부적절한 것 같아서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 김호성: 살해당한 시점이 10일 이후 휴대폰 사용을 기준으로 해서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열흘 이전에 벌써 발생했다는 것이잖아요.

◆ 백기종: 그렇잖아요. 앵커께서 말씀하셨지만 지난 10일 경에 피해자 휴대폰 전원이 끊겼단 말이죠. 그리고 그 이후에 생존 반응이 없는 걸로 판명되었습니다. 생존 반응이라고 하는 부분은 카드를 사용하거나, 자동차를 이용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이런 여러 가지 형태가 전혀 없었다는 거죠. 그리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초동 부패 정도, 감정으로써 사망 시기를 판단할 수 있었는데 대략 지금으로부터 10일 정도 이전 시점에서 당한 걸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김호성: 저는 깜짝 놀랐는데요. 현장을 보면서 정말로 사람과 차량이 수시로 왔다갔다하는 장소에서 딱 근접해 있는 곳이더라고요.

◆ 백기종: 네. 잘 지적하셨습니다. 저도 어제 현장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사실은 과천의 경마장, 그다음에 공원이죠, 서울대공원. 이걸 경유하고 지나서 서울랜드나 현대미술관 쪽으로 진행하는 장미의 언덕이라는 사설 주차장이 있습니다. 여기 바로 맞은편에 있는 2차선 도로변 수풀인데요. 이곳은 산책로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나 차량이 왕래하는 곳이거든요. 저도 어제 보고 현장을 봤는데 이런 경우는 심야에 차량을 도로변에 주정차하고서 현장에서 수풀 쪽으로 던져버린 듯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보통 살해를 하고 나서 시신을 분리훼손 했다면 사후에 시신 처리를 굉장히 엄중하게 해야 하거든요. 범죄 발견되지 않거나 아니면 완전범죄 하기 위해서. 그런데 이건 시신 처리가 사후에 너무 허술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상당히 미스터리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호성: 이게 그러면 보란 듯이 유기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백기종: 두 가지로 유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범죄를 저질렀던 사람이 현장에 오게 되면 이곳에 오지 않을 사람이 수사 대상이 됐을 때 왜 거기를 갔느냐 하는 수사의 단초가 되거든요. 그랬을 때 사후에 다른 공범을 만들어서 현장에 다른 곳으로 유기시키라고 부탁했을 가능성도 있죠. 많은 수사 경험 측에서 보면 원래 주범이 본 범죄를 저지르고 나서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서 수사를 곤란하게 하기 위해서 다른 사후적 공범을 만드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혹여 이런 경우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을 어제 현장에서 해보기도 했습니다.

◇ 김호성: 그러니까 공범이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보고 계시는 거군요.

◆ 백기종: 사후적 공범이라고 봅니다. 현장에서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분리훼손 하는 것보다는 유기 장소를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사후적 공범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어제 너무나 허술하게 사후처리를 한 것 때문에 그런 느낌이나 생각을 가졌다는 것이죠.

◇ 김호성: 이게 가해자가 말이죠. 범행 장소라기보다는 버려진 장소에 자주 왔다갔다했던 사람일 수 있겠네요, 그러면.

◆ 백기종: 네, 그렇습니다. 현장을 보면요. 일반적으로 이곳은 많은 사람들이 서울랜드라든가 어린이대공원이라든가,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 등이 있기 때문에 차량을 이동해서 오는 곳이거든요. 일반적으로 산책하는 경우도 있지만 전철이라든가 버스정류장 이런 게 많고, 또 원거리나 먼 거리란 말이죠. 그렇다면 차량으로 이동해서 목적지로 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마 이곳을 자주 왔다갔다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추리가 가능합니다.

◇ 김호성: 그러면 CCTV가 있나 없나도 다 본인들은 알고 있었을 수도 있겠네요.

◆ 백기종: 사실 그게 확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현장은 CCTV가 없습니다. 하지만 수사라고 하는 것은 블랙박스, 그다음에 원거리 먼 거리 그리고 이동경로에 있는 방범용 교통망, 사설 CCTV 이런 걸 모두 망라해서 수사하기 때문에 현장에 CCTV가 없다고 해서 수사가 곤란한 건 아닙니다. 다만 수사 경력(警力)이 조금 고생하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경찰이 세계 형사정책학회에 보고된 걸 보면 강력사건 1위가 CCTV나 블랙박스, 원거리 먼 거리 여러 가지 형태의 CCTV 때문에 결국 범행의 단초가 발견된다고 보기 때문에 이 수사는 적어도 제가 수사 경험치상 보면 그렇게 장기적으로 미제사건으로 남거나 장기적인 수사로는 안 된다. 이렇게 분석합니다.

◇ 김호성: 무슨 문제 때문에 그랬을까요? 예를 들자면 채권채무 문제라든가 또는 남녀관계라든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텐데 뭐로 추정할 수 있을까요?

◆ 백기종: 앵커께서도 혹시 기자하실 때 사회부에 근무하셨으니까 아시겠지만, 사건이 보통 살인사건 5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치정, 남녀관계 애정 문제 치정, 이게 굉장히 악랄한 방법으로 응징하는 살인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하거든요. 두 번째는 개인적인 원한감정이 짙은 경우고요. 세 번째는 채권채무 면탈이고, 네 번째가 우발적 살인. 그다음에 마지막으로 대가를 받은 청부살인입니다. 그런데 지금 저는 개인적인 경험치상 보면 세 가지, 그러니까 개인적인 원한이나 감정, 채권채무 면탈, 아니면 애정관계에 의한 그런 살인사건이 아닌가. 이 세 가지로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 김호성: 시신을 분리하거나 그럴 때 보면 알몸상태로 그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번의 경우는 옷을 입은 상태로 그랬다고 얘기하는데 맞습니까?

◆ 백기종: 지금 현장 상황으로 보면 공구를 이용한 시신 훼손 부위라든가 이런 부분이 의류가 흔적이 남는다든가 이런 부분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부분을 앞에서 말씀드렸지만 디테일하게 말씀드리기는 좀 곤란한 것 같습니다. 다만 사람을, 피해자를 살해할 때에 옷을 입은 상태에서 한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제기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현장에서 어떤 계획적인 살인을 하면서 굉장히 급박하게 진행된 그런 범죄가 아니었나 하는 부분도 일견 들여다볼 수 있다고 보입니다.

◇ 김호성: 지인일까요, 아니면 우발적인 사건이었을까요?

◆ 백기종: 일반적으로 우발적인 살인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여러 가지 어렵습니다. 그래서 계획적인 살인에 이은 응징, 소위 말해서 리벤지라고 보통 하죠. 그 사람에 대한 원한이나 아니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심리가 존재했다고 보기 때문에 저는 우발적인 살인보다는 계획적인 살인일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분석합니다.

◇ 김호성: 이렇게 잔인한 범행을 저지른 부분, 이런 정황을 통해서 어떤 분석이 가능할까요?

◆ 백기종: 사실 사후에 응징하는 심리, 그러니까 사후에 일어나는 시신 분리훼손 하는 부분은 반드시 깊은 원인이 있습니다. 앞에 말씀드린 애정 문제라든가 아니면 채권채무 면탈이라든가, 아니면 개인적으로 일어나는 깊은 원한이나 감정 이런 부분들인데. 지금 제가 미스터리로 생각하는 건 범법을 저지르고 나서 사후에 시신을 은폐하거나 은닉하거나 아니면 완전범죄를 획책하는데 보통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 차량이 많이 왕래하는 곳에 보란 듯이 유기했단 말이죠. 그렇다고 하면 나는 이 수사대상에서 자신 있어, 나는 수사대상이 안 돼, 라고 하는 측면도 어떤 메시지나 시그널을 준단 말이죠. 이런 부분 때문에 아마 지금 과천의 경기청 남부청하고 과천에서 상당히 고심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지인 관계라든가 행동 패턴이라든가 하는 일이라든가 통신수사, CCTV 그다음에 소위 멀티로 일어나는 블랙박스, 이런 부분들이 종합해지면 결국 원인이 발견되고 그다음에 살인할 수밖에 없던 동기가 확인되면서 결국 범죄자가 체포되거나 검거될 수 있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백 팀장님, 시간이 흐르면서 한 뼘 더 들어간 속보를 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저희들이 연결을 나중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백기종: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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