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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어 고맙다" 이산 상봉 가슴아픈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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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8-08-20 20:13
오늘 금강산에서는 2년 10개월 만에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렸습니다.

남측 북측 할 것 없이, 70년 가까이 생이별을 해야 했던 이산가족들, 누구 할 것 없이 가슴 아픈 사연들이 절절합니다.

어린 시절 헤어져 백발의 노인이 돼서야 꿈에 그리던 가족을 만날 수 있게 됐는데요.

절절한 사연을 갖고 만난 감격의 상봉 현장, 모아봤습니다.

[이금섬 할머니(92살) / 이산가족 : 상철이 맞니? 아이고]

아들을 보자마자 "상철아!" 이름을 부르며 온몸으로 아들을 끌어안고 오열합니다.

늙어버린 아들 상철 씨도 어머니를 부여잡고 눈물을 쏟아냅니다.

92살의 이금섬 할머니는 전쟁통 피난길 인파 속에서 네 살배기 아들을 놓쳤습니다.

60여 년 전, 남쪽으로 피난 오던 그날.

업고 있던 딸과 자신은 운 좋게 배에 탔지만 남편과 아들은 순서가 밀려 미처 타지 못했습니다.

엄마 없이 어떻게 컸을까, 지난 세월 동안 못다한 말,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지만 살아 있어 줘서 그저 고맙다는 말이 먼저 나옵니다.

유관식 할아버지는 환갑이 훌쩍 넘은 딸과 처음 만났습니다.

태어나 처음 보는 아버지의 모습에 딸 연옥 씨는 그저 눈물만 흘립니다.

전쟁 통에 만들어진 사연은 어쩌면 이리 기구할까요?

유관식 할아버지는 피란길에 헤어진 아내의 뱃속에 딸이 자라고 있었다는 사실을 여든아홉이 돼서야 알게 됐습니다.

[유연옥 / 유관식 할아버지 딸 : 아버지! (이 사진은) 우리 할머니!]

이번에 헤어지면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딸이 무엇을 좋아할지 몰라 가방 한가득 선물도 담아왔습니다.

속옷에 화장품에 영양제에 할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는 양갱까지 한 아름.

작은 가방이 야속하기만 한 게 아버지의 마음입니다.

[유관식 / 이산가족 상봉자 : 통지 온 거 보고 깜짝 놀랐어요. 와! 내 딸이 태어났구나. 정말 가슴이 얼마나 기쁜지 몰랐죠. 오래 살아서 다 기쁨이 돌아오는구나….]

이번 상봉 행사에 참가한 어르신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101살의 백성규 할아버지.

북에 두고 온 아들은 먼저 눈을 감았지만, 며느리와 손주를 통해 아들 얘기를 전해 듣고 눈물을 쏟아냅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일찍 만날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흐르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두 딸을 시댁에 맡기고 서둘러 피란길에 올랐다 끝내 긴 이별의 시간을 보내야 했던 한신자 할머니.

미처 두 딸을 챙기지 못했던 미안함 때문일까요.

"아이고" 라고 외치고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합니다.

딸들은 고모가 있지 않았냐며 노모를 토닥이며 위로합니다.

지난 세월 동안 못 다한 말,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았을 텐데 가족들이 가장 먼저 한 말은 "살아 있어 줘서 고맙다"는 말이었습니다.

전쟁 통에 사연 없는 삶이 어딨겠냐만,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 속에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이 아쉽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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