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잊을만 하면 어린이 차량 방치 사고

폭염 속 잊을만 하면 어린이 차량 방치 사고

2018.07.18. 오후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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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

뜨겁게 달아오른 어린이집 버스 안에서 아이가 갇혀 숨지는 일이 또 일어났습니다.

어제 오전 9시 40분, 경기도 동두천시의 한 어린이집에 원생 9명을 태운 통학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차에선 8명만 내렸습니다.

4살 김모 양이 차에 남겨졌지만, 운전기사도 어린이집 교사들도 까맣게 몰랐습니다.

오후 4시 수업이 끝난 뒤 어린이집 교사는 김 양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제야 김 양이 통학버스에 탔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뒤늦게 김 양을 찾아 나섰지만, 너무 늦었습니다.

뜨거운 차 안에 7시간이나 방치됐던 김 양은 맨 뒷좌석에서 이미 숨을 거둔 뒤였습니다.

[경기 동두천소방서 관계자 : 사후강직 관찰돼서 더 이상 병원 이송은 안 하고, 경찰들한테 현장을 넘기고 왔습니다.]

지난 4일 경남 의령군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죠.

60대 외할아버지가 뒷좌석에 태운 3살 외손자를 깜빡하고 출근했습니다.

그날 의령의 낮 최고기온은 33도.

할아버지가 점심 식사하러 가려고 차를 다시 찾기까지 4시간을 방치돼 있었던 아이는… 열사병으로 숨졌습니다.

[이상지 / 경남 의령경찰서 수사과장 : 아이를 태우고 출발해서 2~3km를 운행하는 과정에 오전에 이사회 관련해 너무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아이를 태운 것을 잊은 것으로….]

그리고 2년 전 딱 이맘때죠.

얼마나 더웠던지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문자가 도착했던 날, 광주광역시에서 찜통 버스에 갇혔던 4살 아이가 있었습니다.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사이 키도 몸무게도 조금씩 자랐지만,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요.

밥 한 술만 먹일 수 있었으면…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만 전할 수 있었으면…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가족들의 가슴은 타들어 갑니다.

얼마나 더웠을까 얼마나 괴로웠을까, 그 안타까움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잊을만하면 반복되는 어린이 차량 방치 사고, 확실한 대책은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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