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청망청' 240억 국회 특활비 첫 공개..."필요하면 수사 의뢰"

'흥청망청' 240억 국회 특활비 첫 공개..."필요하면 수사 의뢰"

2018.07.05. 오후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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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민단체가 긴 소송 끝에 받아낸 3년 치 국회 특수활동비 240억 원의 사용 기록을 처음 공개했습니다.

매년 80억 원의 혈세가 '나눠먹기식'으로 낭비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필요한 경우 수사까지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김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1년 국회 사무처에서 작성한 지출 결의서입니다.

박희태 당시 국회의장의 해외 방문을 이유로 7천만 원의 뭉칫돈이 현금으로 지급됐습니다.

하지만 이 돈은 지출 내용을 밝힐 필요 없는 '특수활동비'로 분류돼, 실제 어떻게 쓰였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이처럼 '깜깜이식'으로 운영되어 온 국회 특수활동비 240억 원의 민낯이 처음 공개됐습니다.

[박근용 / 참여연대 집행위원 : 국회가 시간을 끌면서 정보공개청구를 한 날로부터 3년 2개월이 지난 오늘에서야, 이걸 받아서 공개하게 된 점에 대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특수활동비가 국회의원들의 '나눠먹기식' 쌈짓돈으로 쓰인 정황은 쉽게 발견됐습니다.

굳이 활동내용을 숨길 필요 없는 의원연구단체 시상금으로 매년 5억 원이 빠져나갔고, 국회의장은 한번 해외 순방을 갈 때마다 5천만 원에 달하는 외화를 챙겨, 모두 7억 원의 혈세를 펑펑 사용했습니다.

여기에다 매년 평균 20억 원이 '농협 계좌'로 빠져나갔는데 돈을 받은 사람이 누구인지, 이 돈을 어디에 썼는지는 여전히 정체불명입니다.

[서복경 /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 : 각각 농협 급여성 경비 통장이란 이름, 그리고 이 통장 이후에 여기에 꽂혀 들어간 18억 20억 원이 누구한테 갔는지는 증빙 의무가 없기 때문에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참여연대는 특활비 사용에 법을 어긴 정황이 발견될 경우, 정식 수사를 의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국회의 자정노력도 촉구했습니다.

[박정은 / 참여연대 사무총장 : 현직 국회의원들은 특수활동비 안 받겠다고 자진해서 선언하시기를, 그리고 국회 특수활동비 폐기에 대해 동의한다는 법안에 동참해주시기를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회는 최근 특수활동비 사용 기록 공개를 또다시 거부하면서 '시간 끌기'란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YTN 김태민[tm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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