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도와줬다면..." 두 항공사 때아닌 신경전

"대한항공이 도와줬다면..." 두 항공사 때아닌 신경전

2018.07.05. 오후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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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기내식 대란' 사태를 둘러싸고 때아닌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양측의 입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대한항공에 손을 내밀었지만 안 도와줘서 섭섭하다"는 아시아나.

이에 "우리는 도와주려고 했는데 호의를 거절당해 섭섭하다"는 대한항공입니다.

이 두 항공사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발단은 어제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의 기자회견이었습니다.

[박삼구 /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어제) : 극단적으로 대한항공에서 도와주면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죄송스럽게도 못 받았습니다. 제가 항공사업을 하지만, 서로 협력할 건 협력할 게 맞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같은 업계에 있는 대한항공이 좀 도와줬으면 사태가 이렇게까지 커지지는 않았을 거라며 대한항공에 대한 섭섭함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셈입니다.

그러자 대한항공이 왜 우리에게 책임을 덮어씌우려 하냐며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기내식 대란'이 일어난 뒤, 오히려 아시아나를 지원해 주겠다고 먼저 제안을 했다는 겁니다.

지난 3월 25일로 시간을 돌려보겠습니다.

아시아나의 신규 기내식 공급업체인 게이트고메코리아(GGK)의 신축 공장에 불이 난 날입니다.

화재 소식에 당황한 아시아나는 기내식을 대체 공급할 업체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기존 업체였던 LSG와는 계약을 끝내는 과정에서 서로 감정이 상한 터였고, 급기야 아시아나는 경쟁사인 대한항공에 지원 요청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당시 대한항공은 7월∼8월 성수기가 다가오기 때문에, 아시아나의 기내식 수요까지 감당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판단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기내식 대란' 사흘째인 지난 3일, 사태 파장이 급속도로 커지자 대한항공 측이 아시아나 기내식 담당 임원에게 급히 전화를 겁니다.

두 차례나 전화해 "야근을 해서라도 추가 물량을 생산해보겠다"라고 말했다는 게 대한항공 측 주장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시아나가 이를 거절합니다.

아시아나 측은 대한항공의 제안은 고맙지만 현재 기내식 상황이 안정화되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나 직원들이 만든 익명 제보 카톡방에는, 이번 사태의 책임자가 대한항공을 끌어들이며 남 탓을 하고 있다는 비난 섞인 글이 쏟아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나 직원들은 내일과 8일, 서울 광화문에서 박삼구 회장 갑질 폭로 집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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